다시 강경해진 北‥ 6자회담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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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5-3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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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실망스럽다"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연초부터 북한이 전방위적 대화공세를 해 와 6자회담 재개가 수면 위로 뜨는가 했더니 30일 북한 국방위원회가 "남측과 더는 상종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표하고 나서면서 한반도 정세에 또 다시 먹구름이 끼고 있다.

조병제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31일 브리핑에서 북한의 군부의 발언에 대해 "실망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이어 "이제는 오히려 대화문제에 있어서 진정성을 가지고 변화된 태도를 보여야 할 시점인데, 오히려 그런 모습과 발언을 보이고 있다는 게 실망스럽다"며 "우리들로서는 남북대화에 대한 기존의 입장과 북한에 대한 기본적인 원칙 등을 지속적으로 견지해 나간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북핵 외교가에서는 현재로서는 북한 군부의 격앙된 반응이 예비군 사격훈련 등 특정사안에 대한 일시적 대응인지, 아니면 고도의 협상전략 차원인지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북한의 이런 반응이 시기적으로 북·중 정상회담이 끝난 지 나흘만에 나온 북한 당국의 공식 반응이라는데 주목하고 있다.

앞으로의 6자회담 재개를 둘러싼 줄다리기 국면을 앞두고 평양의 '착점'이 시작됐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외교소식통들은 현재의 6자회담 3단계 접근방안을 거부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남북 대화가 선행되야 한다는 중국 지도부의 설득으로 인해 남북 비핵화 회담을 앞두고 보다 유리한 협상고지를 선점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남한의 대북강경 기조를 압박하는 게 긴요하다는 쪽으로 일차적 전략좌표를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31일 한 외교소식통은 “전체적인 대화국면 자체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다만 남측으로부터 양보를 얻어내려는 전술적 포석의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 정부는 6자회담 재개의 전제조건으로 천안함ㆍ연평도 사건에 대한 사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천안함 사건에 대해 '특대형 모략극'이라고 비난한 북한은 수용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북한으로서는 남측이 천안함ㆍ연평도 사과요구로 남북관계를 경색시키고 있다고 책임을 떠넘기며 여론전을 펴려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또 외교가 일각에서는 북한이 남북대화를 생략하고 미국과의 대화로 직행하려는 장기적 포석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 직후 장기 억류된 전용수씨를 석방시킨 것도 북ㆍ미대화를 겨냥한 신호라는 풀이도 있다.

그러나 한국과 공동보조를 취해온 미국으로서는 현시점에서 북한과의 직접 대화에 나서는 것이 전략적 실익이 크지 않은데다 한ㆍ미간 균열로 인해 자칫 외교적 부담을 떠안게 될 것을 우려해 그럴 가능성을 크지 않다.

중국으로서도 남북대화를 통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일정한 여건조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볼 때 북한의 이 같은 강경한 태도는 남측의 정책변화를 압박하려는 협상전략으로 풀이되며 남측을 포함한 관련국들의 반응이 정세변화에 중요한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같은 남북간 줄다리기 국면이 접점 없이 지속될 경우 상황이 매우 가변적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북한은 추가도발을 통해 '대화 압박'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고 한반도 상황안정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공유하고 있는 미ㆍ중으로서는 다시금 대화재개 흐름에 ‘개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정부로서는 대화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천안함ㆍ연평도 사건에 대한 책임있는 태도 요구와 비핵화 트랙을 적절히 ‘분리’해내는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는게 외교가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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