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경영에서 길을 찾다> 한국형 기업 ‘경쟁력’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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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6-01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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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하늘·김형욱·이규진 기자) 일본 강점기와 3년에 걸친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대한민국의 산업은 풍비박산이 났다. 식민지 시절 그나마 자생적인 경쟁력이 부족했던 산업시설은 전쟁의 여파로 대부분 폐허가 됐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 전쟁복구까지 감안하면 오히려 마이너스에서 출발해야 하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젊은 경영인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이들은 자고 먹는 시간까지 줄이며 잿더미 속에 신음하는 한국경제를 발전시켰다.

물론 상당수는 끊임없이 밀려오는 위기 속에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하지만 삼성·현대·LG 등 한국의 주요 대기업들은 이같은 역경을 뚫고 강력한 생존력과 확장력을 보였다.

창업세대부터 2대, 3대로 이어지는 동안 이들 오너일가는 외부의 급변하는 환경과 내부의 문제들을 헤쳐 나갔다. 그러한 가운데 이들에게는 한국형 기업만이 갖고 있는 성공 DNA가 새겨졌다. 그리고 시련과 상처를 견뎌낸 우리 기업들은 이 DNA를 통해 1997년 IMF 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이겨냈다.

1953년 1인당 국민소득(GNI) 60 달러 수준의 세계 최빈국이었던 한국경제는 현재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해 명목 기준 국내총생산(GDP) 역시 1조 달러를 돌파했다.

IMF 여파로 1998년 한국의 명목 GDP는 3582억원에 머물렀다. 12년만에 3배에 가까운 성장을 일궈낸 것. 여기에는 국민 개개인의 노력이 컸다. 다만 한국이 수출중심 경제구조를 갖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수출을 주도해온 기업들의 역할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과거 대부분의 신흥국가들은 단 한차례의 위기에 결국 다시 주저앉았다. 반면 한국은 수차례에 걸친 오일쇼크와 IMF, 글로벌 금융위기 등 국가경제 전복 위기에 맞서 싸웠고 결국 승리했다. 특히 우기 기업들은 세계 산업의 변방이었던 과거를 극복하고 주요 산업부문에서 선두의 자리에 올랐다.

한국기업의 강점은 빠른 결단과 과감한 투자로 정리할 수 있다. 그리고 이같은 경쟁력은 오너경영에서 나온다. 특히 이는 변화와 위기가 큰 시기에 빛을 발한다. 임기가 정해진 전문경영인 체제와는 달리 무한 책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오너를 구심점으로 구성원들이 하나로 뭉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

성균관대 경영연구소는 저서 ‘주요기업의 위기극복 사례’를 통해 “글로벌 선두업계가 위기를 맞아 소극적인 경영을 펼칠 때 우리 기업들은 오히려 과감한 설비투자를 통해 더 높은 기술과 서비스를 갖췄다”며 “이는 오너경영체제가 큰 역할을 했는데, 전문경영인 체제라면 이 같은 신속한 투자결정이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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