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경영에서 길을 찾다> 풀어야 할 숙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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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5-3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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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하늘·김형욱·이규진 기자) 반세기 넘게 한국경제 성장의 한 축을 담당해온 오너경영은 향후 미래의 한국경제의 발전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해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책임경영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은 오너경영 체제의 가장 큰 힘이다. 미국 등의 주요 기업들은 단기성과와 주주의 이익에 집착하면서 부침을 겪어왔다. 반면 국내 오너기업들은 이같은 문제에서 자유롭다.

다만 창업주 일가의 경영은 부작용도 함께 존재한다. 개발시대에 정경유착은 오너경영의 가장 큰 과오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에 비자금 문제와 경영세습과 관련한 비도덕적인 경영행위도 도마 위에 올랐다.

비교적 역사가 긴 미국이나 일본, 유럽의 기업들은 오너 경영자 대부분이 5~6대를 거치며 전문경영진과 함께 공조 체제를 갖추며 ‘재벌 세습’ 논란에서 자유로워진 상태다.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오너의 전면 경영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그럼에도 한자릿수 안팎의 지분을 갖고 있는 오너일가가 순환출자구조를 통해 기업 경영을 좌우하는 것에 대한 당위성도 의견이 분분이다. 각 부문별로 전문적인 역량을 갖춘 전문경영인들의 결정권한이 부족하다는 비판이다.

해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세제개편 등 정부와의 교감을 통해 오너경영의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역량을 갖춘 전문경영인의 역할 강화, 볼공정한 지분 및 소유구조 개선이 시급하다.

이밖에 재계 3세들 가운데 일부가 주가조작, 해외 부동산투기, 민간인 폭행 등 구설에 오르는 것 역시 ‘노블리스 오블리제’와는 동떨어져 있다.

향후 창업주 일가가 한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기 위해서는 경영권을 쥘 수 있는 지분 등의 명분과 대기업을 이끌 수 있는 능력, 신분에 걸맞은 사회활동 등이 갖춰져야 한다.

아울러 오너경영 체제를 고수하고 있는 기업들의 핵심 역량이 오너일가에 집중된 것도 해결해야 한다. 국내 대다수 그룹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부서에는 그룹 내 최고 인재들이 모인다. 그럼에도 이들의 업무 가운데 상당수가 오너일가 업무에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실질적인 경영에 소홀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대기업 콘트롤타워 부서의 간부급 인사는 “재무·기획·홍보에 이르기 까지 가장 우선순위가 오너일가”라며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실무경영을 챙기기에도 부족한데 경영 외적인 부문에 역량이 모이면서 해당 부분에 충분한 비중을 둘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중소기업·서민경제 등 경제주체들과의 조화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IMF와 글로벌 경영위기 이후 거시경제는 빠른 회복을 넘어 최고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바닥경제는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

때문에 이들 오너일가가 지배하는 기업들의 성장이 국가경제의 고른 발전과 비례하지 않는다는 인식도 나오고 있다. 포춘지에 따르면 글로벌 주요 기업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오너경영을 펼치고 있다. 그럼에도 유독 한국에서만 오너경영에 대한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과거 성장 위주의 경영이 미덕이 되면서 한국은 조화로운 성장이 무시되는 경향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최근 대기업 오너들이 앞장서 다른 경제주체들과의 상생을 강조하고 있는만큼 시간이 흐를수록 이들 오너일가 기업들의 성장이 한국 경제 전반의 균등한 발전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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