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최고의 쇼핑가로 꼽혔던 칠성로 상점가 2·3층은 텅 빈 상가로 변해 있었고 1층만 영업하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이 지역을 조금 벗어나자 폐가도 쉽게 찾아볼 수 있어 을씨년스러운 느낌마저 들게 했다.
이 곳이 한때 제주도 중심 시가지로서 교통의 관문이자 상권·문화의 중심지로 불렸던 곳이다. 바로 옆 탑동 일대를 중심으로 관광호텔들이 잇따라 문을 열면서 관광객들로 넘쳐났다.
또 젊은이들의 왕래가 많아 한때 칠성통을 ‘서울의 명동’으로 불려지기도 했다.
그런 이곳이 언제부터인지 왕래 인파가 줄면서 땅값도 맥을 못추기 시작했다.
제주도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공시지가를 보면 분명해진다. 올해 제주 최고 공시지가를 기록한 일도1동의 모 건물의 공시지가는 1㎡당 560만원으로 결정돼 공시됐다.
이곳의 20년 전 공시지가는 1㎡ 600만원. 이후 1995년 680만원까지 올랐지만 매해 추락과 제자리걸음을 반복하다 2001년엔 10년 전 가격으로 되돌아간다. 올해엔 1㎡당 40만원이 떨어져 나간 560만원으로 결정된다.
제자리만 맴돌아도 매해 오르기만 하는 물가를 감안하면 ‘밑지는 장사’인 땅값이 오히려 20년 전 보다 내려가며 맥을 못추는 상황인 셈이다.
도심 공동화 현상마저 일어나고 있다.
1980년까지만 해도 학생 수가 최대 3055명에 이르렀지만 도심 공동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1995년엔 942명으로 줄어든다. 이후에도 줄곧 내리막길을 치닫다 올해는 431명으로 쪼그라든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수요를 감안하지 않고 제주시 이도지구, 노형지구 등 신규 택지개발사업을 벌여 인구이탈 현상이 일어났다”며 “제주시 구도심권 토지는 매물로 내놓아도 팔기도 힘들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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