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현 [일러스트=이준섭skl09@] |
올해로 데뷔 14년을 맞은 그는 MBC '우리들의 일밤-서바이벌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에 출연하면서 대중들에게 넓은 인지도를 얻게 됐다.
그간 박정현은 'R&B의 여왕'으로 불리면서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 '노래 잘하는 실력파 가수'로 인정받아왔다.
여기에 '나가수' 합류로 인해 다양한 연령층에게 박정현 얼굴을 알리고 실력을 알리게 되면서 그는 임재범과 함께 '나가수'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다. 14년차 가수 내공을 알린 셈이다.
1998년 1집 앨범 'Piece'의 타이틀 곡 '나의 하루'는 부드러운 선율에 박정현의 꾀꼬리 같은 목소리가 덧입혀져 R&B 장르의 노래를 대중들에게 편안하게 들려줬다.
어렸을 때부터 노래하기를 무척 좋아했다는 그는 진성과 가성의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며 클라이맥스 부분에 소름끼치는 바이브레이션으로 노래를 맛깔나게 표현할 줄 안다.
매 앨범을 낼 때마다 창법의 다양한 변화를 시도해 '지르거나' '삭이거나' '속삭이거나' '읊조리거나'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며 대화하듯 노래해 감동을 배가시키는 능력이 있다.
박정현은 R&B 창법에 재즈, 보사노바, 소울 등 다른 장르와 버무리면서 항상 변화와 도전을 시도하며 끊임없는 발전을 모색해갔다.
2002년 발표한 4집 앨범 'Op. 4'에 수록된 '꿈에'를 지난 3월 6일 '나가수'에서 다시 부르면서 드라마틱한 음정의 높낮이와 호소력으로 시청자들의 뇌리에 박정현, 세 글자를 강하게 인식시켰다.
박정현의 힘
박정현은 작사 작곡 편곡 능력까지 있는 진정한 뮤지션이다.
그는 앨범마다 1~2곡씩 자작곡을 수록했으며 2005년 5집 'On&On'에서부터는 자작곡 수를 더욱 늘리며 특히 6집 'come to where I am'에서는 본격적으로 싱어송라이터로서 앨범을 선보였다. 앨범을 하나하나 내면서 그의 내공도 높아져만 갔다.
박정현의 14년의 내공은 '나가수'에서도 빛을 발한다.
'나가수'는 이미 실력을 인정받은 가수들이 경연을 펼치는 건 시청자도 청중평가단들도 누구나 아는 주지의 사실이다.
'나가수'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바로 가수들과 청중평가단이 얼마나 잘 '소통' 하느냐가 관건이다.
이 소통의 중요성을 박정현은 잘 파악하고 있다. 그는 드라마틱한 곡의 해석으로 무대를 장악한다.
때로는 뮤지컬처럼 때로는 콘서트장처럼, 박정현은 그때마다 다른 연출력으로 무대를 꽉 채운다. 혼자 서는 무대에서 그 무대가 전혀 허전해 보이지 않는다.
김건모의 '첫인상'을 라틴풍으로 부르며 살짝살짝 춤을 추는 동작에서 사람들의 흥을 돋웠고 조용필의 '이젠 그랬으면 좋겠어'를 부르며 여리디여린 미세한 감정 표현들로 사람들의 정서적인 부분을 촉촉이 적셔줬다. 그는 그 미션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박정현이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박정현의 노래 스타일은 호불호가 정해져 있다. R&B의 바이브레이션에 전율을 느끼는 사람과 그런 스타일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정확히 나뉘어 있다.
특히 고른 연령의 청중평가단 중 40대 이상의 연령대에는 R&B에 거리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다. 이 부분을 생각해 박정현은 앞으로 '나가수' 미션에서 좀 더 다양한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봐야 한다.
그리고 또 하나.
박정현은 그의 목소리와 가장 잘 어울리는 곡을 만났을 때 최상의 시너지 효과를 낸다. 만약 트로트를 만났을 때는? 박정현이 트로트를 얼마만큼 잘 소화할지 미지수다.
박정현의 목소리는 애절한 슬픔의 한보다는 고우면서도 청아함이 잠재됐기에 짙은 슬픔을 소리 낼 때에 그만의 방식으로 새롭게 업그레이드시켜야 한다.
백지영이 나훈아의 '무시로'를 슬픈 발라드로 재편곡해 백지영 특유의 애절한 목소리로 불렀을 때 사람들은 소름 돋는 전율을 느꼈다.
이 점을 잘 살펴본다면 앞으로 트로트 미션을 할 때 혹은 본인에게 불리한 곡을 받았을 때 박정현은 현명하게 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제공=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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