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 피부과 정진호 교수와 이은주 박사팀은 자외선이 얼굴과 목, 팔 등 노출부위 피부의 피하지방세포에서 지방 합성을 억제함으로써 피부를 늙게 하는 메커니즘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지금까지 자외선에 노출된 피부에서 지방이 없어지는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간 자외선은 피부를 통과하면서 모두 흡수돼 피하지방세포까지 도달하지 않기 때문에 피하지방의 소실과는 관련이 없을 것으로 생각돼 왔다.
우리 몸의 지방은 피부 밑에 85%, 내장에 15%가 각각 저장돼 있다. 자외선을 온몸에 많이 쬐면 지방 합성이 억제돼 과다하게 섭취된 열량이 피하지방에 축적되지 못하고 내장지방 형태로 쌓인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5명의 자원자 엉덩이 피부에 자외선을 쬐는 방식으로 피하지방에서 지방 합성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자외선의 양은 한 여름에 1시간에서 1시간 30분 동안 햇빛에 노출됐을 때 받는 자외선과 같았다.
7명의 노인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자외선 노출 피부의 피하지방이 노출되지 않은 피부에 비해 지방 합성이 약 40%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자외선이 피하지방까지 도달하지 못하는데도 지방 합성이 억제되는 것은 피부 표피세포에서 분비되는 IL-6, MCP-3, PlGF라는 단백질 때문이라는 사실도 확인했다.
정진호 교수는 “자외선이 피하지방의 합성을 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혔다”고 연구 의의를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피하지방 합성을 억제하는 원인물질을 조절하는 화장품 소재를 개발한다면 원하는 부위의 피하지방 양을 조절할 수도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피부과학 분야 저명 학술지인 미국피부연구학회지(Journal of Investigative Dermatology)에 게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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