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심상달 한국개발연구원(KDI) 명예연구위원은 '자본시장을 통한 사회적 기업의 재원조달 활성화 방안' 보고서를 발표하고 "구체적으로는 사회적 기업가를 발굴하는 단체를 설립하고, 착한은행을 격려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며 미소금융을 단계적으로 윤리은행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심 연구위원은 우선 우리나라의 사회적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의 문제점과 한계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의 자금지원은 정부예산 또는 대기업 사회공헌기금을 재원으로 한 마이크로크레딧 기관에 의해 소액대출 형태로 이뤄져왔다"며 "하지만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하기엔 재원이 부족하고 용도에 제한이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민간부문에서 사회적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
심 연구위원은 투자를 통해 재무적 수익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사회적 영향력을 창조하는 사업은 '임팩트 투자'를 예로 들며, "투자기회를 창출해 사회적 벤처펀드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지역 사회개발 벤처캐피털'과 '굿 캐피털', 브라질의 'Celso Grecco', 우리나라의 '소풍(SOPOONG)'을 대표적 사회적 벤처펀드로 소개하고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는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투자기회가 없어서 벤처펀드가 활성화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기회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이를 실행시킬 수 있는 기업가가 존재할 때 창출된다"며 "따라서 사회혁신적인 사회적 기업가를 발굴하고 이들을 양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심 연구위원은 은행이 사회적기업에 대출을 해주면 자금 조달이 더욱 원활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심 연구위원은 "크게 윤리은행과 가난퇴치은행으로 나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W저축은행이 운영하는 '사랑이 있는 은행'이 모범적 사례"라며 "W은행은 실적이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일시적으로 유동성 제약을 겪고 있는 기업에게 제금리로 대출해주고 대신 회생 후에는 해당 기업의 신주인수권부 증권을 받아 결국 기업도 살리고 자신들 역시 높은 수익을 올렸다"고 언급했다.
현재 정부가 운용하고 있는 미소금융중앙재단의 운용방향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미소금융은 신용소외계층과 사회통합을 위해 활동하는 사람들의 자금조달을 지원하는 종합적인 통로가 돼야 한다"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같이, 직접 자체 사업을 수행하기보다는 자금을 중개하는 펀드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운영에 있어서도 사회적 기업뿐만 아니라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되지 않은 사회적 벤처, 착한 기업 및 착한 가게 등 다양한 형태로 사회적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 및 단체를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재원조달 활성화를 위한 생태계 조성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심 연구위원은 "착한 기업의 물건을 판매해주면서 이익금을 착한 목적에 사용하는 '착한 가게' 설립, 온라인을 통한 생태계 구축, 사회적 기업 및 기업가 평가 시스템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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