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김홍일 검사장)는 부산저축은행그룹 박연호(61.구속기소) 회장과 김양(59.구속기소) 부회장, 김민영(65.구속기소) 부산저축은행장이 김광수(54)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차관보급)에게 최근 5년 동안 설·추석 명절마다 200만원씩 총 2000만원을 떡값으로 제공했다는 진술을 7일 확보했다.
박 회장 등은 끝까지 사실을 부인했지만 검찰이 자금 용처를 추적한 결과를 물증으로 제시하며 캐묻자 결국 금품을 제공했다고 실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원장은 검찰 조사에서 이 같은 혐의사실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저축은행그룹이 계열은행에 직접 검사를 담당하는 금감원 간부에게 떡값을 건네준 사실은 이미 밝혀졌지만, 감독과 금융정책 기능을 통합한 금융위 간부에게까지 떡값 로비를 벌인 사실이 포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뿐만 아니라 검찰은 김 원장이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으로 재직한 지난 2008년 9월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앞 노상에서 김 원장에게 2000만원을 건넸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검찰은 지난해 당시 한나라당 정무위원회 수석전문위원으로 있던 김 원장을 찾아가 구명 로비를 벌인 정황을 포착,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
부산저축은행그룹에서 4000만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 원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으며, 구속 여부는 이날 밤늦게 결정될 예정이다.
김 원장은 영장실질심사 후 기자들에게 “명절 때 육류 같은 통상적인 수준의 선물은 받은 적이 있지만 돈을 받지는 않았다”며 “사실대로 얘기했으므로 재판장의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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