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협으로 北中관계 변화 감지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 이후 중국과의 경제협력으로 양국관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북한 노동당 정치국은 지난 6일 1981년 이후 30년 만에 처음으로 확대회의를 열고 방중 결과를 보고받고 '대(代) 이은 북중친선'을 결의했다.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도 같은 날 정령을 통해 황금평과 위화도를 특구로 지정해 개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북중 양국이 합작하기로 한 황금평 경제특구 착공식은 금명간 열릴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이런 일련의 움직임이 1991년 10월 김일성 주석의 방중에 이어 노동당 정치국 회의가 개최되고 이어 라진경제자유지대 창설, 남북 비핵화공동선언 합의 등 새로운 조치가 쏟아졌던 상황과 비슷해 새로운 북중관계의 변화기류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 같은 일련의 조치에 대해 그동안 주로 정치·외교적 협력에 머물렀던 북중관계가 경제협력을 통해 호혜적 관계로 진화하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

한 북한 전문가는 8일 “최근 북중간의 경제협력은 북한에 경제적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저렴한 노동력의 공급과 동해출해권의 확보 등 중국에도 이득이 된다”며 “일방적인 경제지원이 아니라 호혜적 협력이라는 점에서 양국관계가 더욱 공고해질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북중 경협을 들여다 보면 과거 중국의 지방정부나 영세기업이 대북진출을 통해 이뤘던 것과는 달리 중앙정부가 직접 나서고 있다.

최명해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앞으로 북중간 경제협력은 뜨겁게 진행될 것”이라며 “중국의 중앙정부가 주도해 협력이 이뤄지고 있어 이런 상황이 1∼2년 진행되면 북한도 중국의 경협 페이스에 끌려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한 국제문제 교수는 "북한이 '무뢰한 깡패나라'가 아닌 이상 중국이 그들의 이익을 위해 고심했는데 그런 중국을 진퇴양난에 빠트리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는 최근 북한의 비밀접촉 공개와 관련, 북중정상회담에서 경협과 관련해 중국으로부터 아무것도 얻은게 없는 북한이 '마지막 카드'를 쓴게 아니냐는 일각의 주장을 의식한 발언으로, 북한이 중국이 주도하는 경제협력에 따라갈 가능성을 시사했다.

북한도 외교적으로 고립되고 경제적으로 곤궁한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열쇠를 북중관계에서 찾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7일 북한평양방송은 “김정일 동지의 역사적인 중국방문은 조중친선의 훌륭한 전통과 공고성에 대한 힘있는 과시”라고 평가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그동안의 북중관계가 정치와 외교적 분야에서 전통적인 관계였다면 현재는 경제협력까지 더해지는 양상”이라며 “오는 7월 북중 우호협력조약 체결 50주년을 맞아 양국간 협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제3회 보훈신춘문예 기사뷰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