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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채 KT 회장, 하성민 SK텔레콤 총괄 사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
국내 통신 산업을 이끌고 있는 이석채 KT 회장(66), 하성민 SK텔레콤 총괄 사장(54),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63)을 두고 업계에서 이르는 말이다.
이들은 ‘3인(人) 3색(色)’의 경영 스타일로 통신 시장에서 주도권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일단 이석채 회장이 이끄는 KT는 유선통신 1위이자 이동통신 2위 사업자다. 반대로 이동통신 1위인 SK텔레콤은 유선통신 2위인 SK브로드밴드를 거느리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금 당장은 이들에 비해 한참 뒤처진다. 하지만 그만큼 이상철 부회장의 그의 경영 능력이 기대된다.
◆ 살아온 배경이 다르나 보니 성격도 딴판
이석채 KT 회장은 20년 넘게 공직자 생활을 했다. 정보통신부 장관까지 지냈다.
그러다 보니 이 회장은 아직도 사내에서 ‘장관님’으로 통한다. 민간 기업 최고경영자(CEO)인데도 입버릇처럼 ‘국가’와 ‘산업’을 강조한다.
그는 “개별 기업이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체 통신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비해 하성민 SK텔레콤 총괄 사장은 이 회장과 정반대의 길을 걸어 왔다.
1982년 (주)선경(현 SK네트웍스)에 들어 와서 SK 주요 계열사를 거쳤다.
하 사장은 평소 임원들에게 “아무리 폼 나는 사업 모델이라도 돈을 못 벌면 소용이 없다”고 강조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철저한 ‘비즈니스맨’이라는 평가도 바로 여기서 나왔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을 특징 짓는 말로 ‘가방끈이 길다’ 게 제일 먼저 꼽힌다.
1971년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에 유학해 듀크대학교에서 전자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컴퓨터사이언시스 책임연구원으로 일하다가 귀국해 국방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 등을 지냈다.
이후 고려대학교 석좌 교수를 거쳐, 2005년부터 4년 동안 광운대학교 총장으로 일했다. LG유플러스로 오기 바로 직전까지다.
이러다 보니, 사내에서 마음씨가 너그러운 교수님 인상을 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지난 2월 초·중·고교에 진학하는 임직원의 자녀 650여명에게 축하 선물과 함께 일일히 편지까지 보낸 것은 이 부회장의 성격을 단적으로 말해 준다.
◆ 시장 경쟁에서는 절대 밀릴 수 없어
LG유플러스의 올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 1165억원, 899억원으로 최종 집계됐다.
KT(5조3047억원, 7263억원)와 SK텔레콤(3조1321억원, 5980억원)에 비해 많이 모자란다.
게다가 가입자 한 명당 월 평균 매출을 뜻하는 ARPU는 3만원에도 못 미쳐 역시 꼴찌를 기록했다.
이 부분에서 1위인 SK텔레콤의 ARPU는 4만원을 훌쩍 넘는다.
이 때문에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탈꼴찌를 강조하며 독한 DNA를 조직 전체에 심어 주려 한다.
이상철 부회장은 지난 4월 강원도 오대산에서 임원 및 팀장급 480명에게 40km 야간 행군을 시켰다.
임직원들 사이에 자리 잡은 패배주의를 극복하고 그 자리에 독한 마음을 심어 주기 위해서였다.
이 부회장이 가장 중점을 두는 분야는 4세대(4G) 통신망인 롱텀에볼류션(LTE)이다.
구조적인 문제로 3세대(3G) 경쟁에서는 밀렸지만 철저하고 빠른 대처로 다가올 4G 시장은 LG유플러스가 선도하겠다는 것이 이 부회장의 목표다.
이 부회장의 지론은 절대 열세인 상황에서 시장 경쟁은 의미가 없고 대신 미래에 ‘올인’한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이석채 KT 회장과 SK텔레콤 하성민 총괄 사장은 지금 당장 시장에서 서로 맞붙고 있다.
바로 스마트폰의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에서다.
이석채 회장은 "통신망에 아무리 많은 투자를 하더라도 그 과실을 소수의 이용자만 따먹는 구조는 불공평하다”며 “이래서는 통신업계 전체가 수익을 못 내고 고사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무제한 서비스를 제일 먼저 도입한 하성민 사장은 “우리 통신망으로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회사와 고객에게 모두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에 폐지할 이유가 없다”며 KT 이 회장의 논리를 반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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