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러시아 국방장관 회담에서 나토의 유럽 미사일 방어 계획이 러시아를 목표로 삼지 않는다고 보증해달라는 러시아의 요구를 거부했다.
미국과 나토는 유럽 국가를 탄도 미사일의 위협에서 보호하겠다며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 러시아의 핵전력을 약화시킨다고 우려하고 있다.
라스무센 총장은 "나토와 러시아는 따로 군사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해 유럽 대륙을 군사적 책임에 따라 여러 지역으로 나누자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의 구상도 거부했다.
아나톨리 세르듀코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나토는 귀를 막았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라스무센 총장은 "러시아는 나토와의 긍정적인 협력을 바라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러시아도 지난 냉전 시대의 망령에서 벗어나 지금 우리 앞에 닥쳐 있는 안보 문제에 집중할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라스무센 총장은 "러시아도 나름 처지와 관심사가 있고 우리도 마찬가지"라면서 "양쪽을 이어주는 연결 고리를 건설해야 한다는 과제가 있지만 아직 시간은 있다"고 타협 가능성을 기대했다.
라스무센 총장은 "지금 당장은 돌파구가 보이지 않지만, 내년 5월 미국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담 중에는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나토 회원국 국방장관들은 이날 유럽 미사일 방어 시스템 구축을 2018년까지 완료하자고 합의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