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타운은 단독이나 다세대 등 일반주택 지역에 보안·방범 등 아파트의 장점을 접목한 신개념 저층 주거지다. 철거 위주의 개발 방식에서 벗어나 개발과 보존을 병행하자는 취지에서 도입한 것으로 저층 주거지의 장점을 살리면서 아파트에 비해 부족한 편의시설ㆍ방범 등을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시범구역 3곳을 지정한데 이어 오는 2014년까지 40곳, 2020년까지 자치구별로 4곳씩 총 100곳을 지정할 계획이다.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휴먼타운 시범지구는 총 8곳이다. 성북구 성북동(4만5781㎡)·강북구 인수동(4만3475㎡)·강동구 암사동(3만1042㎡)·마포구 연남동(9만4717㎡)·서대문구 북가좌동(4만3085㎡)·동작구 흑석동(2만7500㎡)·금천구 시흥동(5만2525㎡)·성북구 길음동(2만8149㎡) 등이다. 또 이달 중 2곳이 추가 지정될 예정이다.
이 중 강동구 암사동과 강북구 인수동, 성북구 성북동 등 3개 지역이 착공에 들어간 상태다.
하지만 시범지구가 속속 지정되고 있지만 일부 사업이 시작된 곳에서는 휴먼타운 사업이 별 효과가 없다며 반대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또 휴먼타운 사업을 위한 법적, 제도적 근거도 미흡해 사업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정비사업의 토대인‘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에는 휴먼타운 사업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근거가 없다. 서울시는 1년 전부터 법적 근거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다.
아울러 서울시가 2020년까지 100곳으로 지정할 것이라며 자치구별로 4곳으로 정한 것도 문제다. 강남구나 서초구 등 강남권은 이미 고층아파트로 들어서 4곳이나 정할 정도로 저층주거지가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사업예산도 문제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휴먼타운 관련 예산은 162억5000만원이다. 그러나 시범단지 1곳당 40~50억원 가량이 투입된다고 할 때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주민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동작구 흑석동 휴먼타운 시범지구는 "방범용 CCTV 설치와 도로 확장이 전부"라며 다시 뉴타운사업으로 진행하자는 움직임이 주민들 사이에 나오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정법 개정안이 발의 중"이라며 "연말까지는 개정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땅값이 비싼 곳에 커뮤니티 시설을 짓기 위해서는 사업비가 다 들어가고, 그렇지 않은 곳에는 줄어들 것"이라며 "일률적으로 사업비가 결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8개 지구 중 3개는 단독주택지역(전용주거지역), 2곳은 2종 일반주거지역, 3개는 뉴타운 존치지역으로 케이스별로 시범적으로 사업을 해보자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문제점을 찾고 보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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