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총재는 이날 제주도에서 열린 한국금융학회 정기학술대회 초청 연설에서 이같이 밝히며 “실물과 금융 간의 강한 연계관계는 곧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은 별개가 아닌 하나라는 점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금융안정이 없이 물가안정을 달성하는 것은 어렵고 반대로 물가를 포함한 실물경제안정이 없이 금융안정을 이뤄내기 힘들다는 주장이다.
김 총재는 “금융위기 이면에는 실물부문의 불균형이 상존하기 마련”이라며 “이런 상호 관계를 올바로 이해하지 못하면 근본적인 문제에 대처하지 않고 ‘메신저‘(전달자)를 처벌하게 되는 우(愚)를 범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통화정책 체계개편과 관련된 첫 번째 핵심과제는 거시건전성 정책을 통해 통화정책을 보완하고 통화정책의 한계를 극복하는 일”이라며 “통화정책의 범위를 거시건전성 정책까지 포함한다면 위기예방에 수반되는 경제적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거시건전성 정책 수단으로 최근 도입된 △선물환포지션 한도 규제 △외환건전성부담금 등의 제도를 언급하며 “이런 정책들은 통화정책에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금융안정 달성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핵심과제로는 거시건전성 정책의 지배구조 혹은 집행체계를 결정하는 일을 꼽으면서 “금융안정과 물가안정은 서로 보완적 관계에 있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이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해도 심각한 정책 상충이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국가별 중앙은행간 협력에 대해선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동시에 달성하려면 중앙은행의 역할과 역량이 글로벌 환경의 변화에 맞게 정립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세계 각국 중앙은행 간 네트워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거시건전성 정책에 대한 국제공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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