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항쟁 기념 '민주 올레 걷기'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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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6-11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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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전 뛰었던 가슴이 오늘 다시 두근거리고 있다는 걸 느껴요. 직접 와보니 잘온 것 같다는 생각이에요."
    
11일 연세대 정문 앞에서 만난 서정순(43.여)씨는 기억을 더듬으며 조금씩 말문을 열었다.

 "전주에서 고등학교를 다닐 때 매 수업시간 선생님들이 신문 사설을 직접 읽어줘서 당시 상황을 알게 됐어요. 몇몇 선생님들은 시위현장에 가셨기 때문에 '우리 선배들도 동참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하루하루 가슴이 뛰었죠."
     
이날 오전 10시 연세대에서는 이한열기념사업회 주최로 1987년 6.10항쟁을 기념하는 '6.10 민주올레' 행사가 열렸다.

50여명의 참가자들은 6.10항쟁 당시 연세대생 이한열씨가 시위에 참가했다 최루탄에 맞아 숨진 장소인 연세대 정문부터 역사의 장소들을 하나하나 직접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캠퍼스 안의 이한열·노수석 열사 추모비와 윤동주 시비를 거쳐 서대문형무소역사관~성공회 대성당~서울시청 앞 서울광장까지 이어지는 총 5㎞를 걷는 데 소요된 시간은 약 2시간.

강한 햇볕 아래 땀이 배어나오는데도 참가자들은 진지한 표정을 잃지 않았다.

이한열 열사 추모비 앞에서 혼자 묵묵히 묵념을 하던 주부 최모(63)씨는 "6.10항쟁 당시 대학 후배인 한열이에게 안좋은 일이 생겼다는 뉴스를 듣고선 만사를 제치고 시청 앞으로 뛰쳐나갔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최씨는 "오늘 올레길을 걸으며 한열이가 쓰러졌던 곳을 지나왔는데 답답한 마음에 아픔이 가시질 않는다"며 고개를 돌렸다.

연세대를 졸업한 김형석(51)씨는 "1987년 7월9일에 제대했는데 이한열 열사의 장례식이 시청 앞에서 치러지고 있더라. 사람들로 가득 찬 거리를 아직도 잊을 수 없는데 오늘 감회가 새롭다"며 손으로 추모비를 쓸어냈다.

우상호 이한열기념사업회 사무국장은 "이 열사를 단순히 회고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라는 세대를 포함한 일반 시민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보고자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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