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팔리고 월세 뛰어 지갑 못연다"

  • 수도권 주민 73%, 부동산침체로 가계 타격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부동산경기 침체와 전월세가 상승이 가계 씀씀이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소유자는 집값이 안 오르고 팔리지가 않아, 무주택자는 전·월세가격이 뛰어서 선뜻 지갑을 열지 못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수도권에 거주하는 성인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부동산시장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 결과, 응답자의 41.3%는 최근 부동산경기 침체와 전월세가격 상승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됐다’고 답했으며, ‘실제로 지출을 줄였다’는 응답도 32.3%에 달했다.

특히 무주택자의 경우 ‘지출을 줄였다’는 응답비율(42.8%)이 ‘소비심리가 위축됐다’(31.2%)는 응답보다 많아 전월세가 상승으로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령대별로는 ‘지출감소’란 응답이 20대는 10.2%에 불과한 반면 40대와 30대에서 각각 44.7%, 43.3%로 높게 나타났다.

대한상의는 이에 대해 “최근 수도권 부동산시장은 매매거래는 부진한 가운데 전세수요만 늘어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에게 고통”이라면서 “부동산경기가 정상화되지 않는 한 경제력이 취약한 무주택서민과 경제활동의 주력계층인 30~40대의 어려움이 가중돼 내수회복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수도권 주민들이 집 문제로 겪는 가장 큰 고민 역시 ‘전월세가 상승으로 인한 보증금 인상과 원치 않는 이사’(55.6%)로 나타났으며, 이어 ‘거래 부진으로 인한 주택매도 차질’(20%), ‘대출상환 부담증가나 대출곤란’(16.3%), ‘부동산경기 침체로 수입감소’(4.6%) 순이었다.

이렇듯 전세가격이 상승하는 이유로 응답자 절반 이상은 ‘전세공급 부족’(50.8%)을 꼽았고, 다음으로 ‘전세 선호경향’(26.2%), ‘집주인 욕심’(15.6%)을 지적했다.

상의는 “전월세가격 상승을 인위적으로 억제하는 이른바 전월세 상한제도가 추진되고 있지만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자칫 부작용을 키울 수 있다”면서 “전세난 해소를 위해서는 실수요가 많은 투룸이나 20~30평대 주택공급에 주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또 ‘집값이 상승할 경우 주택구입을 하겠는가’라는 물음에 37.5%의 응답자가 ‘그렇다’고 답해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주택거래활성화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임을 시사했다. 구매에 나서게 만들 집값 상승 폭으로는 ‘물가상승률인 3% 내외’가 58.5%로 가장 많았고, ‘물가상승률과 예금이자율을 합한 7% 정도’(18.7%),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는 10% 내외’(13.1%)가 뒤를 이었다.

최근의 부동산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는데, 수도권 주민 68.6%는 ‘부동산경기 침체로 주택거래 부진, 전세난 유발 등 부정적 영향이 크다’고 답했고, ‘자칫 침체정도가 악화되면 경제불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도 54.3%나 됐다. ‘현재 의 부동산경기 침체상황에서도 경제불황 가능성이 크다’는 답변도 33.9%에 달했다.

부동산 정책의 최우선 목표로는 ‘주택수급 안정화’(46.8%)를 가장 많이 꼽았고, ‘주택거래 활성화’(25.1%), ‘투기수요 차단’(18%), ‘주거만족도 제고’(10.1%)를 차례로 지적했다.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제로는 ‘세금 등 부동산관련부담의 완화’(44.6%), ‘주택금융 활성화’(19.7%), ‘교통망 확충 등 주거여건 개선’(19.1%), ‘재건축, 재개발의 사업성 제고’(16.6%) 등을 많이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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