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신정협과 한신평의 불편한 관계

(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신용정보협회가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Moody’s) 계열 한국신용평가의 독자 행보로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

협회는 업계 권익 보호, 정부 기관과의 의견 조율, 국내 신용평가 및 조회 시스템 발전 등의 당위성을 근거로 한신평의 가입을 독려하고 있지만 한신편의 반응은 냉담하다.

정보 공유의 범위와 실익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는 양측의 줄다리기는 장기화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

신정협은 한신평이 한 목소리를 내야 할 사안에 다른 견해를 피력하는 등 업계의 결속을 저해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이는 협회의 자율 규제 기능을 약화시켜 다른 회원사들의 권익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신정협의 판단이다.

반면 한신평은 신정협이 강제 사항이 아닌 협회 가입을 종용하는 것은 문제라며 맞서고 있다.

기자와 만난 한신평 측 인사는 한신정평가와 한국기업평가의 경우 신용평가 외에도 신용정보 취급 및 조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회사가 별도로 있어 협회 내에서 정보 공유 등을 통해 이득을 볼 수 있지만 한신평은 오로지 평가 업무만 담당하기 때문에 협회 가입에 따른 실익이 없다고 항변했다.

이는 협회에 실권을 부여하고 대변인 역할을 위임하는 금융권의 다른 업권과 사뭇 대조적이다.

실제로 보험업계는 취급하는 보험상품의 특성을 감안해 감안해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로 이분화돼 있지만 각 협회는 회원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다른 금융 관련 협회들도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를 정치권과 정부 기관,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확성기 노릇을 자임하고 있다.

최근 신평사의 심사 기준에 대한 금융당국과 소비자들의 불신이 고조되면서 업계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신정협과 한신평의 기싸움은 다른 회원사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금융시장 내 입지가 약한 신평사들이 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라도 업계 내부의 결속은 중요하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가 밖에서도 새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신정협과 한신평이 각자의 이해관계만 내세우지 말고 조금씩 양보하는 미덕을 보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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