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에겐 전기 아끼라며…정부부처는 전기 펑펑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지난해 말부터 에너지 위기를 이유로 기업과 가정 등 민간에는 자발적인 절약을 주문한 정부 일부 중앙부처의 전기사용량이 지난해 보다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경부, 에너지관리공단 등이 자유선진당 김낙성 의원실에 12일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 정부중앙청사의 전력사용량은 총 884만8461㎾h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전력 사용량에 비해 21만4757㎾h 증가했다.
　
　정부중앙청사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은 올해 1월에 가장 많은 208만7267㎾h(204만4442㎾h)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은 이상한파와 난방수요 급증으로 최대 전력수요가 네 차례나 경신되자 정부가 전기절약을 위해 건물 난방온도·지하철 운행 등을 강제로 제한했던 시기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전기의 경우 원료를 화력이나 원자력에 의존하고 있어 전기사용량을 줄이는 게 에너지 수요조절에 있어서 굉장히 핵심”이라며 “정부는 고유가 논란이 일 때마다 대책을 내놓고 장관이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절약을 강조했는데 공무원들의 전기사용량이 늘었다면 정부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할 결과”라고 분석했다.
　
　김 의원은 “정부가 엄청난 고유가와 에너지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국민들에게 자발적인 에너지 절약을 요구하고 전기료, 가스 등의 에너지 가격상승을 받아들이도록 주문하려면, 먼저 정부가 전기 씀씀이를 줄이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