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 대선’ DJ측-이강래 설전…YS역할론 회의적 시각 대두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1997년 15대 대선 과정에서 김영삼(YS) 당시 대통령의 ‘선거중립’을 둘러싸고 범동교동계가 내전을 벌이고 있다.
 
 고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총재 시절 특보를 지낸 민주당 이강래 의원이 최근 펴낸 저서 ‘12월19일’에서 당시 대선전의 최대 고비로 ‘DJ 비자금 의혹사건’을 꼽으며 YS의 선거 중립이 정권교체를 가능하게 했다고 회고한 게 문제였다.
 
 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비서실장으로 있는 김대중평화센터의 최경환 공보실장은 최근 잇따라 논평을 내고 이 의원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최 실장은 지난 12일 논평에서 “이 의원이 97년 정권교체를 YS의 선거 중립 덕이라고 말한 것은 거듭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비자금 의혹은 (DJ 집권 이후인) 98년 수사 결과 완전한 조작인 것으로 증명된 일”이라고 주장했다.
 
 최 실장은 “이 의원은 2009년 당 원내대표에 출마하면서 ‘DJ와 사적 관계는 정리됐다’고 말했다가 책에서는 ‘DJ는 부모님이나 다름없는 분’이라고 했다”며 “역사적 정권교체의 진실을 왜곡한 것은 DJ와 국민을 모욕하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측도 성명을 내고 “이 책은 수많은 객관적 자료들을 바탕으로 이 의원이 직접 경험하고 목격한 바를 역사 앞에 증언하는 자세로 정리한 것”이라며 “이 의원이 당시 YS의 입장과 태도에 대해 보고 느낀대로 진솔하게 기술한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이 의원 측은 “최 실장이 ‘비자금 사건’의 이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책을 읽고 논평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유감을 표명하고 “무슨 근거로 ‘진실왜곡’, ‘역사 왜곡’을 운운하는가”라며 공개 답변을 요구했다.
 
 양측의 설전이 격화되는 가운데, 당시 대선에서 YS가 얼마나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는지에 대해 회의적 시각이 우세하다.
 
 당시 대선을 취재했던 한 기자는 “97는 외환위기 사태와, YS차남 의혹 사건 등으로 당시 여당후보였던 이회창 총재도 YS와 차별화를 시도하던 시기였다”며 “YS가 선거 중립을 지킬 수밖에 없던 시기였다”고 주장했다.
 
 동교동계 한 인사도 “그 때는 YS가 한마디 하면 몇 백표씩 떨어지던 시기”라며 “정권교체의 최대 요인은 ‘DJP’ 연합에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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