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재무부는 이날 3개월 만기의 국채 7억800만 유로 어치를 평균 수익률 1.254%의 조건으로 발행했다. 이는 2주 전의 발행 시 수익률 1.162%에서 또 뛴 것으로 지난 2009년 6월 이래 최고치다.
국제 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날 벨기에의 현행 신용 전망과 등급을 '부정적' 및 AA+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S&P는 또 유로권 3위의 채무국가인 벨기에의 신용등급이 6개월~2년 안에 강등될 가능성이 3분의 1이라고 밝혔다.
S&P 측은 지난해 12월 벨기에의 신용등급을 두 번째 등급인 AA+로 낮추고, 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꿀 당시와 여건이 바뀐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S&P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과 투자자들은 벨기에에 장기간 '정식 정부'가 없는 탓에 막대한 국가 부채를 줄여 나갈 중장기적이고 효율적인 정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것이 신용 저하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해 왔다.
벨기에에선 지난해 6월 총선 실시 후 과반 의석을 얻은 정당이 없어 그간 연립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협상이 이어져 왔다. 그러나 정당들 간에 합의를 보지 못해 1년이 넘도록 '공식 정부' 없이 이브 레테름 총리가 이끄는 임시 관리내각이 정부를 운영 중이다.
총선에서 북부 네덜란드어권(플레미시)의 분리 독립을 내세워 플레미시 지역에서 최다 의석을 확보한 신(新)플레미시연대(N-VA)는 남부 프랑스어권(왈로니아)에서 최대의 표를 얻은 사회당과의 연정 협상에서 자치권 확대와 재정적자 감축 등 정치개혁을 먼저 합의해야 연정을 구성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세워 협상이 교착되고 있다.
한편, 무정부 상태가 된지 만 1년을 맞아 실시된 정당 지지 여론 조사에선 N-VA의 지지율이 지난 총선 때보다 더 높아져 연정 협상 교착상태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더해줬다.
일간지 데 스탄다르트와 공영방송 VRT가 실시한 조사에서 N-VA는 플레미시 유권자들로부터 33.5%의 지지율을 얻었다. 이는 지난해 선거에서 얻은 28.2%의 지지율을 훌쩍 뛰어 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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