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 = KBL 제공] |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프로농구단 대구 오리온스와 고양시가 14일 고양시 킨텍스 2층 라벤더홀에서 연고지 이전 및 체육관 시설 이용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로써 오리온스는 2011∼2012시즌부터 고양시를 새로운 연고지로 삼고, 구단 명칭도 '대구 오리온스'에서 '고양 오리온스'로 바꾸게 됐다.
이와 관련 오리온스 심용섭 단장은 "15일 KBL에 연고 이전 승인을 신청할 것이다. 전례로 볼 때 무난히 승인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최종 승인이 나는 시점은 이사회가 열리는 27일이다.
오리온스는 공사비 991억원이 투입돼 이달 말 완공을 앞둔 고양체육관을 홈 경기장으로 사용하게 된다. 고양체육관에는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사용하는 대형 육각전광판이 설치돼 있고 보조경기장을 포함해 두 개의 농구 코트가 마련된다.
고양시는 작년 하반기부터 고양체육관의 활용 방안과 수익사업을 고민하다 프로구단 유치를 결정했고, 고양시민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남자 농구팀 선호 의견이 많아 올해 초부터 오리온스 측와 협의를 시작해 연고 이전에 합의하게 됐다.
최성 고양시장은 "오리온스는 여섯 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한 명문 구단"이라며 "지난 시즌 성적이 최하위였지만 시 차원의 전폭적 지원을 통해 이번 시즌에는 정상으로 도약하기를 기대한다. 나부터 공식 일정이 없다면 경기장을 찾아 응원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리온스의 이전에 대해 오리온스가 1997년 프로농구 출범 이후 15년동안 연고지로 삼은 대구광역시와 오리온스 팬들은 실망감을 강하게 표하는 모습이다. 많은 팬들은 온라인 상으로 회원 탈퇴를 선언 중이며, 상당수 팬들은 '오리온그룹 제품 불매 운동'을 추진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심용섭 오리온스 단장은 "최근 3~4년 동안 팀의 성적이 너무 나빴고 고양시에서 적극적으로 유치를 원해, 지금이 연고를 이전할 적기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반면 대구광역시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그동안 오리온스에 여러 차례 연고 이전 여부에 대해 물었지만, 그런 일이 없다고 하다 갑자기 양해각서를 발표했다. 2009년 34억원을 들여 대구체육관을 개·보수했고 조례 개정을 통해 체육관 사용료도 대폭 낮췄는데 배신감을 느낀다"고 실망감을 표했다.
대구·경북지역 언론들은 그동안 구단 매각설이 나돌던 오리온스가 새 연고지에서 관중몰이 후 상품성을 높여 구단을 팔려는 속셈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 중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