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에너지부 산하 에너지정보국(EIA) 최신 집계를 인용해 OPEC 회원국들의 석유 판매 수입이 지난해의 7800억 달러에서 32.5% 증가해 1조340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그간 물가상승을 고려한 실제 수입도 올해 기록적인 수준으로 상승하면서 2차 오일쇼크가 있었던 지난 1980년에 비해 2배 가량으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FT는 전세계 석유 공급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OPEC이 불과 5년전만 해도 석유 수입이 5000억 달러에 불과했지만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계속 웃도는 가운데 이처럼 오일머니가 기록적으로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OPEC 회원국 국민의 실질 소득은 지난 1980년 1인당 3500달러로 절정에 달한 후 오히려 줄어 올해 최고가 고작 2306달러 수준에 그쳤다.
FT는 OPEC의 석유 수입이 이처럼 크게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민주화 열풍으로 인해 공공 지출이 늘었다면서 사우디가 재정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는 석유가격이 더 올라가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FT는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한 투자회사의 전망치를 인용, 재정수요를 맞추기 위해 사우디가 필요로 하는 석유가격은 5년 전 배럴당 40달러 미만에서 이제 근 80달러 수준으로 올랐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비해 다국적 은행들의 협의체인 국제재정협회(IIF)는 10년전만 해도 사우디가 배럴당 20~25달러면 재정 운용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부담이 크게 늘었다면서 오는 2015년까지 유가가 평균 110달러는 유지돼야 하는 상황일지 모른다고 분석했다.
FT는 사우디가 지난주 OPEC 정례 석유장관회담에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증산한 점을 상기시키면서 지난해는 역내 석유 판매 수입의 약 3분의 1을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