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의약품 약국 외 판매에 대한 높은 관심은 중앙약심 의약품분류 소분과위원회 회의장 곳곳에서 확인됐다.
비공개로 진행된 소위에서는 의료계와 약계의 첨예한 입장 대립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첫 회의에서 복지부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44개 일반약의 의약외품 전환을 소위에 보고하며 고시 개정에 필요한 절차를 한 단계 마무리했다.
약국에서만 판매할 수 있는 일반약을 슈퍼마켓 판매가 가능한 의약외품으로 전환하는 데는 중앙약심의 의결이 필요없다. 다만 보고는 해야 한다. 보고과정을 거친 복지부는 현재 장관 고시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대한약사회는 빈 손으로 돌아갔다. 회의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갈 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던 약계는 회의 내내 자신들의 논리를 주장했다. 하지만 일반약 44개를 슈퍼에 내놓게 됐다. 현재 국내 일반약 시장규모는 2조5000억원 수준이다.
이번에 확정된 의약외품 제품의 매출이 전체 일반약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하지만 동네약국의 매출이 현재보다 줄어들 수밖에 없다.
또 약계가 바라는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약 일부를 일반약으로 전환하는 것은 의료계의 반대로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약사회가 다음 회의에 불참할 수는 없다. 중앙약심 규정을 보면 회의는 재적위원 과반수의 출석으로 성립하고 출석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소위 위원은 총 12명으로 의료계 4명, 약계 4명, 공익대표 4명으로 구성된다. 따라서 약계가 불참하더라도 회의는 진행되며, 의결도 가능하다. 회의에 불참했다가 더 큰 손해를 입을 수 있는 것이다.
다음 소위는 21일 열린다. 두 번째 회의에서 약계가 어떤 카드를 가지고 나올지, 복지부는 또 어떤 성과를 거둘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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