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사브 인수한 중국 토종업체들… 향후 계획은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1-06-16 17:56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대규모 투자 통해 中 중심 판매확대 꾀해<br/>정상화 땐 기술력 바탕 해외시장도 ‘노크’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볼보와 사브를 인수한 중국 토종업체들의 전략은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한 판매 확대다. 아울러 기업을 정상화 한 후에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신차를 개발, 해외시장에 진입한다는 게 골자다.

지난해 3월 볼보를 인수한 지리(吉利·Geely)자동차 리슈푸 회장은 인수작업이 마무리 된 같은해 9월, 중국 내 볼보 공장 3개를 짓고 생산량을 연 30만대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지난해 볼보 글로벌 판매량 37만3000대와 맞먹는 수치다. 현재 볼보의 중국 내 판매량은 연 2만4000여대다.

올 2월에는 스테판 야코비 볼보 최고경영자(CEO)가 보다 구체적 계획을 발표했다. 2020년까지 판매를 80만대까지 늘리겠다는 것. 지역별로는 중국 20만대, 미국 12만대, 유럽 38만대, 인도·브라질 등 신흥시장 10만대로 중국은 현재의 7배, 다른 지역에서도 1.5∼2배 이상 판매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당장 중국 산동성 청두에 새 조립공장을 설립, 2013년부터 연 12만5000대 규모의 생산에 들어간다. 현재 중국 내 생산은 1만7000대 수준에 불과하다. 볼보 브랜드로는 고급화·해외진출을 꾀하고 기존 지리 브랜드는 중국 내 시장 확대를 꾀하는 한편, 차츰 자체 기술력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리는 지난해 중국서 41만6168대(점유율 3.0%)를 판매한 데 이어 올 1~4월 전년동기대비 5.7% 늘어난 15만1103대를 판매했다.

사브의 경우는 복잡하다. 2개 업체가 함께 나선데다 두 업체 모두 규모를 갖춘 완성차 생산업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달 지분 24%를 인수키로 한 팡다자동차는 중국 허베이성 탕산에 본사를 둔 중국 내 최대 자동차 판매업체다. 전국 영업점이 1100여 개에 달한다. 최근에는 쌍용차와도 판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회사는 한달 내 1500만 유로를 포함 총 2억4500만 유로를 추가로 투입키로 하고, 중국 내 사브 차량 판매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 지분 29.9%를 인수키로 한 중국 토종 자동차생산회사 저장성 칭니엔롄화(영맨모터스)자동차는 사브와 합작 제조사를 설립, 현지 조립생산에 들어간다. 중국에 설립되는 3사의 합작 제조사는 사브와 영맨모터스가 각각 지분 45%씩, 나머지 10%를 팡다가 보유한다. 합작판매사는 팡다가 34%, 사브와 영맨모터스가 33%씩 갖는다.

다만 최종 인수는 물론, 사브 정상화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중국과 스웨덴 당국, 유럽투자은행(EIB), 사브 지분을 갖고 있는 GM 등 승인도 필요하다. 여기에만 3개월 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또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이 3만1696대까지 떨어진 데다 올 4월 초부터는 부품사에 대금 지급을 못해 2개월여 동안 생산이 중단된 상태다.

회생을 위해선 지분 인수 외에도 적지 않은 자금이 당장 투입돼야 한다.

FT나 WSJ 등 외신들은 중국 업체들이 유럽 자동차회사 인수를 통해 중국 내 고급 자동차 시장과 해외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지만 완성차 운영 경험이 거의 없는 이들이 성공적인 인수합병(M&A)을 이뤄낼 수 있을 지에 대해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성장의 끝을 모르는 중국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M&A를 통한 기술력 확보에 성공할 경우,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일대 지각변동이 있을 수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