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새 지도부와 당 구주류 간에 갈등이 첨예하다. 새 지도부가 민심을 잡기 위해 ‘반값 등록금’ 등 선심성 복지정책을 남발하자 구주류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선 것.
16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등록금 부담 완화를 두고 여당 의원들 간에 마찰이 발생했다.
황영철 의원은 "(등록금 부담 완화라는) 국민적 요구를 준비되지 않은 정책, 또는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며 쇄신과 변화의 흐름을 저해하는 움직임이 있다"며 전날 중진의원회의에서 정의화 비대위원장과 정몽준 전 대표 등 중진의원들이 등록금 정책을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반박했다.
김선동 의원도 "대학등록금이 비정상적으로 비싸다면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며 "어려운 학생에게 장학금을 확대하고, 대학의 도덕적 해이를 시정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나성린 의원은 "많은 재정을 대학 등록금에 전부 사용하자고 하는데 국가 재정은 제한돼 있고, 쓸 데는 많다"며 "재원을 (등록금 부담 완화에) 집중한다는 생각이 든다.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자제를 요청했다.
박영아 의원도 고등교육 지원을 주장하며 "고등교육 전반을 짚어보며 대학 구조조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열린 중도개혁 성향 초선 의원 모임인 '민본 21' 정례모임에선 반값 등록금에 반대하는 당내 목소리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권영진 의원은 "등록금 문제에 대한 논의를 막으려는 시도가 있어서 걱정"이라며 "서민들의 고통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망국적인 포퓰리즘'이라고 말하는 정치인은 어느 나라 정치인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성식 의원은 "망국노니 말하는 정치인은 국민의 눈물을 어떻게 닦으려고 하는지 답해야 한다"고 말했고, 현기환 의원은 정몽준 의원을 겨냥, "몇조원 내놓으면 다 해결되는 것 아닌가"라고 비아냥거렸다.
반값 등록금을 주장에 반대하는 의원들은 장외에서 원색적인 용어를 사용하며 비판에 나섰다.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박진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짝퉁 민주당'이 아니라 실사구시 정책정당이 필요하다"며 "현실적으로 표를 얻기 위한 수단은 진정성이며 이를 갖고 정책 개발을 해야 한다"고 현 지도부를 비판했다.
차명진 의원도 한나라당의 새 원내지도부를 '오랑캐'라고 혹평하며 "혁명구호를 내걸고 당의 완전한 장악을 노렸으나, 백일천하가 되고 말 듯하다"고 비난했다.
복지정책을 둘러싼 한나라당내 갈등은 현재 당을 이끌 실질적인 '조타수'가 없는 실정이라 7·4 전당대회 이전까지 지속될 것이란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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