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저축은행 비리 사태와 우리금융지주 매각 특혜 의혹 등으로 대·내외적인 비판에 시달리고 있는 김석동 금융위원장 얘기다.
지난해 말 금융당국 수장으로 취임할 당시만 해도 김 위원장의 기세는 하늘을 찔렀다. 일각의 부정적 인식에도 불구하고 부실 저축은행을 전광석화같이 정리하면서 역시 ‘해결사’라는 찬탄을 자아냈다.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터졌다. 부산저축은행 등 영업정지를 당한 저축은행들이 금융감독원을 비롯해 업계, 정치권과 검은 커넥션을 형성해 왔던 정황이 드러나면서 금융당국의 위상은 추락하기 시작했다.
김광수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의 구속은 직격탄이었다. 비리에 있어서 만큼은 한켠으로 물러나 있다는 금융위의 자부심이 무너져 내렸다.
이 과정에서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결과와 우리금융지주 민영화에 대한 금융당국의 결정도 무게감을 잃었다.
론스타 적격성 심사의 경우 당사자인 하나금융지주까지 금융당국이 '변양호 신드롬'에 빠졌다고 강도 높게 비판할 정도로 중심이 치우친 결정이었다.
우리금융 민영화는 ‘강만수’와 ‘메가뱅크’라는 두 가지 키워드에 묶여 시작도 해보기 전에 매각 무산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으로 몰렸다.
가계부채 문제 해결과 하반기 저축은행 구조조정 등 굵직한 현안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지만 이미 ‘양치기 소년’이 된 김석동 위원장과 금융당국이 어느 정도의 리더십을 발휘할 지 알 수 없다.
다만 국내 금융시장 안정을 바라는 김 위원장의 신념을 의심하는 시장 참여자들은 없다.
취임 이후 전략·전술적 실패와 예기치 못한 악재까지 겹치면서 고전하고 있지만 조만간 다시 중심을 찾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취임 반년째를 맞고 있는 김 위원장의 행보에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