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政, '뒤늦은' 공직사회 감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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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6-1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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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이명박 정부 집권 4년차를 맞아 공직비리가 잇달아 터져 나오고 있다.
 
 최근 고위 공직자들의 저축은행 비리 연루의혹이 온 국민을 충격으로 몰아넣은데 이어, 국무총리실이 올 들어 적발한 공무원의 뇌물수수와 향응 접대 등만 해도 수십 건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청와대와 총리실, 감사원 등 정부 내 사정기관들은 앞 다퉈 고강도 감찰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 그러나 그간 공직사회에 만연한 부정과 비리를 수수방관해온 정부가 뒤늦게 '칼'을 꺼내든데는 다른 뜻이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靑·政, 일제히 공직사회 사정 신호탄… "왜 지금?"
 
 이명박 대통령과 김황식 국무총리는 지난 15일 약속이나 한 듯 ‘부정·비리 타파’와 ‘공직기강 확립’을 주장하며 공무원 조직에 대한 ‘사정(司正) 신호탄’을 쏴 올렸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6일 “우리나라가 선진 1류 국가로 도약하려면 ‘공정사회’를 실현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전관예우와 같은 일상적 비리 관행을 척결해야 한다는 게 대통령의 생각”이라며 “이는 대통령이 작년 8월 광복절 경축사에서 ‘공정사회 실현’을 제시한 뒤 누차 강조해온 것으로 새로운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치권의 시각은 좀 다르다.
 
 최근 논란이 된 ‘목·금(木·金) 연찬회’, 즉 공무원들이 유관업체 후원으로 휴양지에서 목·금요일에 연찬회를 열고 주말엔 골프 등의 향응을 받는 행위의 경우 문자 그대로 ‘관례화’된 것이었다는 점에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칼이 들이댈 수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관료 출신의 한 재선 의원은 “아는 사람은 다 알던 일을 정부가 마치 새로운 것인 양 호들갑을 떨고 있다”며 “잔뜩 움켜쥐고 있다가 임기 말에 한꺼번에 터뜨리는 건 이전이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집권 4년차 측근 비리 '물타기' 의도 분석도
 
 때문에 일각에선 이 대통령의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을 막기 위한 정치적 의도에서 정부가 ‘사정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대통령 친인척이나 측근 등의 비리를 기존 공직사회 내 비리와 함께 다룸으로써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이 대통령 측근 중에선 지난 대선 당시 경호를 맡았던 배건기 전 청와대 감찰팀장이 올 1월 ‘함바 비리’에 연루돼 사직한데 이어, 2월엔 최영 강원랜드 사장과 장수만 방위사업청장이 차례로 옷을 벗었다.
 
 또 지난달엔 부산저축은행 비리와 관련, 대선 당시 ‘BBK대책팀장’이었던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이 구속됐고,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마저 저축은행 관련 로비 대상에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정대화 상지대 교수는 "현 정부가 레임덕에 들어섰음은 기정 사실"이라며 "앞으로 다른 새로운 문제들도 계속 불거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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