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민 홍익대 경영대학원 문화예술전공 교수이자 창조산업연구소장은 21일 오후 3시 마포구 상암동 문화콘텐츠센터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개최하는 ‘콘텐츠산업 재정확충을 위한 토론회’에 앞서 내놓은 발제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고 교수는 “한국어를 전공하는 외국학생이 늘고 한국대중문화를 즐기려고 방한하는 외국인이 증가하는 등 최근 전 세계로 퍼져가는 한류의 원천은 국내 콘텐츠산업의 경쟁력이 향상하면서 생긴 현상”이라면서 “한류 확산과 국가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려면 국가 차원에서 콘텐츠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자료에 따르면 2009년 기준 세계 콘텐츠 시장 규모는 1조3천200억 달러로 자동차(1조2천억 달러)나 IT(정보기술.8천억 달러) 시장보다 크다.
콘텐츠 산업은 향후 5년간 연평균 5%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차세대 분야인 스마트 영역은 앞으로 3년간 400%의 고성장이 전망되는 등 고성장·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콘텐츠 산업은 20~30대 종사자가 전체의 약 80%를 차지하는 전형적인 청년층 중심의 일자리를 형성, 취업 연계형 인력양성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경우 청년실업 해소에도 큰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10 콘텐츠산업 통계’에 따르면 국내 콘텐츠산업은 2009년 기준으로 매출 69조원, 수출 26억 달러, 종사자 52만여명으로 2005년 이후 연평균 매출 4.5%, 수출액 18.9%, 종사자 1.4%의 성장세를 지속했다.
하지만 국내 콘텐츠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2.2%에 불과하고 전체 12만여개 관련 기업 가운데 매출 10억원 미만이 81%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영세하며 온라인 불법 시장 규모는 1조4천251억원에 달하는 등 창작·투자 여건은 미흡한 실정이다.
무엇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콘텐츠산업의 부가가치 비중은 2.68%이나 국가 재정 투입비율은 0.16%에 불과한 4천868억원으로, 영화 ‘아바타’ 1편 제작비인 5천3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정부가 1960년대에 철강, 1970년대 자동차, 1980년대 반도체, 1990년대 IT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자 전체 재정의 2~7%를 투입한 것과 비교할 때도 신성장동력 산업인 콘텐츠산업에 대한 재정투자는 크게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고 교수는 “영국 문화미디어스포츠부(DCMS)의 2009년 콘텐츠진흥예산은 6조2천억원으로 우리나라 문화부 콘텐츠 예산의 15배에 이른다”면서 “콘텐츠산업 육성을 위한 기금 신설, 복권기금 활용, 타부처와 융합형 프로젝트 확대 등 다양한 방안을 통해 관련 재정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영호 용인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초기 실패 위험이 큰 단계에서 지원 확대, 콘텐츠 분야 금융 선진화, 성공한 콘텐츠의 부가판매 촉진 등 콘텐츠산업 지원체계의 개선 방안을 제안했다.
문화부는 이날 콘텐츠산업 전문가들의 주제 발표와 종합토론 등을 통해 제안된 내용을 관련 정책과 내년 예산안 수립 등에 적극적으로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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