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녹색성장 서밋 2011’에서 ‘한국을 위한 OECD 사회정책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OECD는 한국 고용시장의 문제점으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불평등을 꼽았다. 비정규직의 생산성이 정규직보다 22% 낮지만 평균 임금은 45%나 적다는 것이다. 비정규직의 평균 재직기간은 2년으로 정규직(6.5년)에 못미쳤다. 비정규직 비중은 21.3%로 OECD 국가 중 네번째로 높다.
2010년 55~64세 고령자 경제활동 참가율과 고용률은 각각 62.7%, 60.9%로 OECD 평균보다 높지만 55세 이전에 퇴직을 요구받기 때문에 보수가 낮은 저생산성 일자리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OECD의 설명이다.
그 사례로는 40~49세 230만원인 월평균 근로소득이 50~59세 210만원, 60~64세 150만원으로 감소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아울러 OECD는 한국의 세제·복제제도도 비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의 지니계수는 0.306으로 OECD 평균(0.315)보다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니계수란 소득분배의 불평등지수를 말한다.
특히 OECD는 한국이 가난한 노년층이 많은 몇 안되는 국가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2000년대 중반 66~74세 인구의 빈곤위험은 전체 인구에 비해 3배 높고, 75세 이상은 3.3배 높았다. 다른 OECD 국가는 66~74세 빈곤위험이 국가 평균과 동일하거나 더 낮고, 75세 이상은 1.5배에 불과했다.
OECD는 한국의 세제·복지 제도가 불평등과 빈곤을 타파하는데 있어 OECD 국가 중 가장 비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OECD는 “불평등과 빈곤문제에 주안점을 두고 공적 이전수당 규모를 늘리기 위해 세제 검토가 필요하다”며 “세대간 높은 소득이동선을 유지하려면 구조개혁을 단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OECD는 남녀 간의 임금격차가 큰 것도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2008년 25~64세 여성 인구 중 대졸 비중은 32%로 OECD 평균인 29%를 약간 상회하지만 대졸 여성의 고용률은 2009년 기준 61%에 불과하다. OECD 평균(82%)보다 21%포인트 낮은 수치다.
남녀 임금차이는 38%로 OECD 국가 중 가장 크다. 또 여성의 3분의 1이 비정규직이며, 관리직에 종사하는 비중은 8%에 불과하다.
이에 반해 출산율은 1980년 가임여성 1명당 3명에서 2007년 1.2명으로 크게 떨어졌다.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과 출산율을 동시에 끌어올려야 하는 난제에 직면한 상태라고 OECD는 설명했다.
OECD는 여성 고용률이 저조한 이유에 대해 한국의 노동시장이 장기근속과 연공서열제(근속 연수가 긴 구성원을 승진과 보수 등에서 우대하는 인사 제도)이기 때문에 휴직에 따른 대가가 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OECD는 “자녀 양육 문제로 노동시장을 떠나면 정규직으로 복귀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자신의 잠재력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는 일자리를 구하느니, 차라리 주부로서 노동시장을 영원히 떠나는 결정을 내린다”고 지적했다.
가족에 대한 공적 지원은 낮은 수준이다. 초등·중등 교육에 대한 공공지출은 2007년 GDP의 3.1%로 OECD 평균(3.3%)에 근접한다. 그러나 GDP의 0.8%인 민간지출은 OECD 평균의 배에 달한다. 여기에는 학원으로 대표되는 사교육비는 포함되지 않는다. 2007년 한국 부모가 초등·중등 교육비로 부담한 비용은 OECD 평균(9.7%)보다 훨씬 높은 20% 이상이다.
아동수당, 유급육아수당 등 가족수당에 대한 정부 지출은 OECD 국가 중 가장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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