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MB노믹스> 감세정책 철회 논란·빛바랜 MB물가로 방향 잃은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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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6-2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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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세 정책, 반값 등록금, 물가 안정 등 그 어떤 정권보다 구체적이면서도 뚜렷한 정책방향을 제시해왔던 이명박 정부가 임기 4년째를 맞아 그 방향을 잃고 사정없이 흔들리고 있다.

법인세·소득세 인하, MB물가지수 등 그간 강력하게 주장해왔던 정책들은 정치권과 대학생, 서민들로부터 비난을 받으면서 빛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임기 말 마지막 인사개혁을 단행하고 내수활성화 방안 등 구체적인 방법도 내놨지만‘브레인스토밍(Brain Storming)’에 준하는 제도개선 방안에 그쳤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명박 정부의 간판 정책이나 다름없었던 ‘감세 정책’은 한나라당을 포함한 정치권에서 ‘십자포화’를 맞고 있고, 특별관리 하겠다던 52개의 MB물가지수는 오히려 크게 오르면서 물가정책에 완전히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핵심 참모들을 비롯한 공직사회 전반에서 부도덕한 비리사건이 연일 터지면서 임기 말 레임덕(정권 말 권력 누수 현상)을 재촉하고 있다.

◆ 감세, 한나라당 등 정치권의 '십자포화'

우선 감세철회 논란은 지난 5월초 황우여 신임 한나라당 대표의 발언에서 더욱 불거졌다.

당사 황 신임 대표는 “법인세·소득세 등 추가 감세 정책을 철회하겠다”며 “감세 철회로 생긴 예산은 학생 등록금과 육아비, 소시민 주택문제 지원 등에 쓰겠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감세정책은 이미 지난해 말 청와대 내부에서 ‘부분 철회설’이 솔솔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감세 원칙은 그대로 유지하지만 ‘부자 감세’라는 야당의 공격에 대해 사실상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0일 경제연구기관장들과 가진 조찬 간담회에서 "요즘 경제정책을 놓고 정치권과 정부, 여야간에 이견이 상당히 큰 상황"이라며 간접적으로 갈등이 심화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앞서 가진 첫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도 "부처간, 당·정·청간 토론을 통해 칸막이를 낮추겠다"고 말한 바 있다.

게다가 고소득층에 대한 소득세 인하를 국민들이 당장 받아들이기 힘들고, 감세 기조가 중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와 재정에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지만 현재 국민의 정서를 자극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쉽지 만은 않은 문제다.

이달 초 취임한 박재완 장관은 감세정책을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장관은 최근 언론사 경제부장들과의 모임에서 “기업 입장에서 보면 법인세·소득세는 이중과세가 맞다”며 “감세 정책을 그대로 추진하겠다”고 못박은 바 있다.

하지만 과연 소득 감면의 효과가 기업 투자 여력 확대로 이어지는 등 감세정책이 투자심리를 개선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 MB물가 관리 실패…서민경기 파탄 이끌어

한편 이명박 정부가 서민 경제 안정을 위해 중점 관리하겠다던 주요 52개 품목, 이른바‘MB 물가지수’는 지난 3년간 20% 이상 증가했다.

농축수산물과 신선채소류를 중심으로 물가상승세가 두드러졌던 지난 2월 경제정의실천연합회(이하 경실련)가 2008년 2월과 비교한 결과, 오히려 MB물가지수는 더욱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재정부는 경실련 자료가 품목별 가중치를 반영하지 않은 결과로 실제 소비자 부담 수준을 나타내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해명했지만, ‘MB물가지수=서민 체감경기 안정’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기 때문에 이명박 정부의 물가정책에 대한 서민들의 실망감을 날로 커져가고 있다.

물론 지금은 국제유가와 원자재, 농축수산물 등 공급측 불안요인이 많이 수그러들었지만, 이를 제외한 이른바 근원물가와 가공식품, 개인서비스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삼겹살과 돼지갈비, 자장면 등 외식비 가격이 상승하는 등 서민들의 생활과 직결되는 품목들이 높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가공식품은 전년 동월대비 지난 1월 2.8% 2월 3.8%, 3월 4.3%, 4월 4.6%, 5월 6.0%로 상승폭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서민들의 실망감은 최근 국정토론회를 통해 발표한 ‘내수활성화 방안’에서 정점을 찍었다.

일부 일반의약품(OTC)의 약국외 판매를 놓고 재정부와 보건복지부, 의약업계가 이견을 보이고 있지만 사실상 이명박 정부의 주요 추진정책이었던 투자개방형(영리) 의료법인 문제는 갈 길이 요원해 보인다.

이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이 국무총리 이하 장·차관을 불러모아 내수활성화 방안을 내놨지만, 공공기관 근무시간 조정 및 대체휴일제 도입 등 제도개선 위주의 내용이라 서민 체감경기 향상과는 거리가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게다가 '한달에 한번 전통시장 가는 날' 등 영세민들과 중소 상공인들의 골목경기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들을 내놨지만 장·차관이 모여 구상한 대안치고는 뜬구름 잡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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