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4년전 보해저축銀 비리 관련자 기소하려 했지만…"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경찰이 4년 전 보해저축은행 불법대출 관련 은행 관계자들을 처벌하려 했으나 검찰의 불기소 방침을 내리면서 무산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21일 광주지방경찰청 관계자 등에 따르면 2007년 7월 ‘세하지구 택지개발 도면 유출사건’을 수사 중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과정에서 불법대출 정황을 포착했다.
　
　경찰은 당시 광주 모 건설사가 2006년부터 보해저축은행으로부터 100억원이 넘는 거액을 대출받아 세하지구의 땅 5만7000㎡를 공시지가(5만∼7만원)보다 10배 정도 비싼 가격에 구입한 사실을 캐냈다.
　
　경찰은 이 건설사의 담보능력 부족 등을 확인 했으며 보해저축은행과 결탁해 부정대출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했다.
　
　이에 검찰에 보해저축은행 오문철 대표이사를 업무상배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 하고, 은행 관계자 2명과 이 건설사 대표 방모(52)씨에 대해 구속 의견을 냈다.
　
　그러나 경찰은 "당시 광주지검 특수부는 보강 수사 지휘를 내렸고 무려 4차례에 걸쳐 기소 의견을 냈지만 번번히 재지휘 등으로 결국 관련자들이 모두 무혐의 처리됐다"고 밝혔다.
　
　오 대표는 최근 저축은행 불법 대출 사건과 관련, 불법·부실 대출 주도 혐의로 구속됐으며 방씨 역시 불법 대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경찰 관계자는 “담보도 없이 100억원이 넘는 대출이 이뤄진 점으로 볼때 혐의 사실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기소 의견을 냈다”며 “같은 혐의가 왜 4년 전과 지금이 달라질 수 있는지 의문이다”고 성토했다.
　
　이에 일각에선 "당시 검찰과 경찰이 제대로 수사를 진행했다면 저축은행 부실을 막을 수 있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이 오씨 등을 수사할 당시 오씨의 변호를 맡았던 변호사는 직전까지 광주지검 특수부장으로 재직하다 개업했던 것으로 알려져 의혹 또한 일고 있다.
　
　이 사건을 지휘한 검사는 현재 서울중앙지검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당시 경찰 수사가 부실해 불기소 처분한 것으로 알고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