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죄로 모든 것을 벗어던지고, 백의종군(白衣從軍) 하겠습니다."
정운천 전 농식품부 장관이 22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달 말께 이명박 대통령에게 한식재단 이사장직에 대한 사의를 표명했다"면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전주에 일괄이전 하겠다'는 전북도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해 모든 것을 벗어던지고 새롭게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전 장관은 지난 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식세계화를 위한 '한국 레스토랑 가이드 2010 도쿄' 간행물 발간 행사를 끝으로 이사장직을 내놓았다.
그는 한식세계화에 대해 "얼마전만해도 우리 한식이 전세계 뒷골목에 있었다"며 "세계화는 일본·중국·베트남·태국보다 못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식을 세계화하겠다는 소식에 전세계 교포들이 환영했고, 국민 92% 정도가 지지하는 등 출발은 아주 성공적"이라며 "대장금 등 한류문화를 통해 한식도 편승해 간다면 우리 조상의 슬기와 역사, 맛, 얼 등을 전세계에 알려 대한민국의 품격을 한단계 올려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조상대대로 내려온 천일염(소금)을 식품으로 바꾸고, 된장·간장·김치·고추장·젓갈을 5대 건강발효식품으로 만들었다"는 그는 "'엔자임(발효)은 성인병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전세계 알려, '건강식품은 곧 한식'이이라는 이미지를 제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후임 이사장에게 전하고 싶은 게 있는냐는 질문에 "초대 신지식회장·한국농업CEO연합회 회장·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 내 인생은 초대라는 단어가 많다"며 "초대 한식재단이사장으로써 지난 1년간 기초를 다졌으니 후임 이사장이 이를 확대해 나갔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얼마전 전주에서 '석고대죄'했던 일을 떠올리며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전북도지사 후보로 출마할 때 도민들께 당락에 상관없이 전주로 LH를 이전하겠다고 약속했었다"며 "이를 지키지 못해 백의종군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석고대죄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는 30년만에 처음으로 호남에서 두자리 수(전주 24% 등 전북 평균 18.2%) 득표율을 기록했다"며 "나를 믿고 표를 찍어준 도민들을 위해 신뢰와 책임을 다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해(석고대죄) 일각에서는 '정치쇼'라고 표현한다"며 "LH 이전에 대한 전북도민과의 신뢰와 책임을 위해 본분을 다했을 뿐이고, 이 와중에 이사장직을 유지하는 게 오히려 쇼 아니냐"고 되물었다.
현재 정운천 전 장관은 지역갈등을 타파하겠다는 일념으로 한나라당 호남발전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동서로 갈려 지역장벽이 더욱 두꺼워지고 있다"며 "지역갈등을 없애기 위해 호남발전특위 위원장으써 끊임없는 노력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구도 타파를 위한 ‘석패율제’ 도입 주장도 이 때문이다.
'지역 석패율제' 도입은 내년 총선에서 호남에선 한나라당이, 영남에선 야당 국회의원이 선출돼 지역장벽을 허무는 계기가 될 것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이어 "정치갈등과 상극, 난장판 정치의 뿌리는 지역독점 정치구조"라며 "망국병인 지역주의 고리를 끊도록 몸을 던져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인터뷰영상] |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