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E2, 경기 처방 특효약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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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6-23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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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유가격 상승, 연준 경기부양 때문만은 아냐"<br/>"QE, 득실 모두 가져와…한쪽 치우쳐 평가 못해"<br/>연준, 올해 경제전망 하향…FOMC 후 QE3 언급안해

(아주경제 이지은 기자) 미국의 2차 양적완화프로그램(QE2)의 종료 시점이 열흘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QE2가 '만병통치약'은 아니었다는 평가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이달 말 종료되는 QE2가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의 의도대로 디플레이션(불황)을 막고 주가를 띄어올렸지만, 달러화 약세와 취약한 경제를 낳았다고 분석했다.

QE2 전(왼쪽)후 주요 지표 추이(왼쪽 위부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국제유가, 달러인덱스 순/출처:WSJ)


연준은 미국 경제가 일본이 겪었던 장기 불황에 빠져 들 수 있다며, 지난해 11월부터 약 6000억 달러 규모의 미 국채를 사들이며 시장에 유동성을 풀어왔다.

아울러 연준은 이례적인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리고, 회사채와 기타 금융자산 가격을 띄우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를 가라앉혔다.

하지만 경제성장률은 QE2를 실시하기 전보다 낮아졌다. 또한 유가와 곡물을 비롯한 상품가격은 급등하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다.

연준은 이날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마저 하향 조정했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후 발표한 성장률 수정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4월의 3.1~3.3%에서 2.7~2.9%로 낮췄다.

WSJ는 QE2가 이처럼 긍정적, 부정적 결과를 모두 내놨다는 점에서 '특효약'도 아니었고, 일각의 비판처럼 '재앙'도 아니었다고 분석했다.

제임스 해밀턴 미 캘리포니아주립대 경제학 교수는 "연준이 모든 경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환상에서 깨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WSJ는 이 외의 효과로 의도하지 않았지만 QE2는 달러값을 떨어뜨렸는데, 이 역시 경기에 득과 실 모두를 가져다 줬다고 지적했다. 달러화 약세로 수출은 늘었지만, 국내 수입품 가격이 올라 인플레이션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그러나 WSJ는 연준이 QE2를 실시하기 전에도 달러화가 약세 추세였음을 상기시켰다.

비판가들은 연준이 너무 많은 돈을 풀어 상품가격을 끌어올렸고, 달러화를 약세로 만들어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WSJ는 이같은 비판에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지난해 8월 잭슨홀 연설에서 QE2 시행 방침을 시사했을 때 원유가격은 배럴당 75달러 수준이었으며, 올해 중동에서 정정불안 사태가 일어난 후에야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다는 점에서 원유가격 상승이 연준의 양적완화 때문만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연준 위원들은 중국처럼 급성장세를 보이는 국가들이 주도한 글로벌 수요 증가가 상품가격 상승을 주도했다고 주장한다.

WSJ는 또한 주가가 오르긴 했지만 상승폭은 지난해 미 기업들의 실적 개선폭에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WSJ는 특히 금리에 민감한 주택시장에서는 연준의 QE2 효과가 미미했다며, 이는 가계 부채가 늘어나면서 집을 안 사고 안 짓는 게 대세로 굳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신규주택착공건수는 연준이 QE2 실시를 시사한 지난해 8월 59만8000채에서 지난달 56만채로 줄었다. 올 3월 미국 20개 대도시의 주택가격 추이를 나타내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케이스실러지수는 전년대비 3.6% 하락, 2009년 4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루이 크랜달 라이슨ICAP 이코노미스트는 "사람들은 QE2에 대해 '경기에 대해 노심초사하던 때에 연준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다'고 최종 평가를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준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추가 양적완화프로그램(QE3)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고, 이는 증시에 반영돼 뉴욕증시 주요지수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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