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영업수익 중 수수료 이익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 영업 관행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한 국내 은행 간의 실적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중국 내 현지법인을 설립한 지 2년이 지난 기업은행은 지난해 9343만 위안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70% 증가한 수치다.
하나은행은 전년 대비 609% 급증한 7259만 위안의 순이익을 올렸다.
반면 신한은행은 1574만 위안으로 72% 감소했다. 외환은행은 1250만 위안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HSBC(9억2176만 위안)나 스탠다드차타드(3억8401만 위안) 등 대형 외국계 은행과 비교하면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수신잔액 부족이 결정적인 원인이다. 현지 예금 유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출까지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하나은행의 수신잔액은 89억 위안으로 전년대비 45% 증가했지만 원화로 환산하면 1조5000억원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다른 은행들의 사정은 더 열악하다. 신한은행은 71억 위안, 외환은행은 39억 위안이며 기업은행은 36억 위안에 그치고 있다. 전년대비 증가율이 227%에 달해 선전을 하고 있지만 절대 금액에서는 여전히 만족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여신잔액의 경우 하나은행 86억 위안, 신한은행 57억 위안, 외환은행 47억 위안, 기업은행 33억 위안 등이다.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의 예대율 규제(75%) 시한이 올 연말로 다가오면서 예대율 맞추기에도 여념이 없다.
기업은행(94%)과 하나은행(97%), 외환은행(120%)은 예대율이 당국이 제시한 기준보다 높아 대출 회수에 나서야 할 판이다. 신한은행은 79.8%로 기준에 근접해 있다.
수수료 이익에 의존하는 관행도 여전했다. 외환은행은 영업이익 1억6000만 위안 중 수수료 이익이 14.8%에 달했으며 신한은행은 12.13%, 기업은행은 7.3%, 하나은행은 5.9%를 각각 기록했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은 “국내 은행의 중국 현지법인들이 부족한 영업망과 지나치게 수수료 이익에 의존하는 영업 행태 때문에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며 “기업금융 등 수익원 다변화 노력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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