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국에서 방영되고 있는 반중(反中) 광고의 한 장면. 중국 인민해방군이 미국 수도 워싱턴을 점령한다는 내용이다. [출처=중국 환추스바오] |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최근 미국인의 반중(反中)감정을 부추기는 한 미국 정치인의 선거 캠페인 광고가 미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중국 환추스바오(環球時報)는 미국 네바다주 정치인 마크 아무데이가 최근 자신의 사이트에 올린 선거용 광고가 미국 내 반중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23일 보도했다.
문제의 30초짜리 광고는 미국이 빚더미에 올라앉아 결국 파산의 지경까지 이르게 되며, 미국의 수도 워싱턴은 중국 인민해방군에 의해 점령되고, 결국 미국이 중국의 속국이 된다는 어처구니 없는 스토리로 구성돼 있다. 한 중국 아나운서가 뉴스를 보도하는 형식으로 광고는 이뤄져 있다.
특히 이 아나운서는 중국 인민해방군이 워싱턴 거리를 행진하는 화면이 배경에 깔릴 때 “우리 위대한 제국(중국을 가리킴)이 부흥하는 날이 이미 도래했다”고 말하는 등 미국인의 반중 감정을 촉발할 각종 요소가 이 30초짜리 광고 곳곳에 심어져 있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광고를 기획한 마크 아무데이가 직접 나와 미국 정계와 국민에게 “미국 부채 상한선을 더 올린다면 미국은 결국 중국의 위협에 침몰할 수 밖에 없다”며 경고의 메시지를 날린다.
현재 이 선거 광고는 미국 언론매체를 통해 미국 전역으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 허핑턴포스트는 20일 “이 30초짜리 정치 광고는 이미 네바다주에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실제로 지난 2002년부터 2008년까지 미국은 이미 미국 부채 상한선을 일곱 차례 올려왔다며 앞으로 이 상한선의 추가 인상 여부가 현재 미국 정계의 최대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한달 동안에만 미국 부채 상한선을 둘러싼 언론보도와 평론만 2000여건에 달했다는 것.
이 신문은 현재 대다수 정계 인사들이 중국 위협론을 통해 미국 부채 상한선 인상을 반대하는 내용의 평론과 캠페인을 퍼뜨리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2010년 중간선거 당시에도 대다수 미국 정치인들은 너도나도 미국인의 표심을 얻기 위해 중국위협론을 제기하며, 중국인이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고 심지어 중국이 미국을 점령할 것이라는 말도 서슴지 않고 꺼내기도 했다.
이러한 미국 정치계에 부는 ‘반중감정 부추기기’바람에 대해 미국 주요 언론매체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은 중국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는 평론을 냈으며, 워싱턴포스트도 이러한 광고는 미국 유권자의 마음을 어지럽히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