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대학등록금 2014년까지 30% 인하 추진

재정부 "구체적인 합의사항 없다" 엇박자… 당정 마찰 예고

(아주경제 김유경 이미호 기자) 한나라당이 오는 2014년까지 정부재정 6조8000억원, 대학 장학금 1조5000억원 등 총 8조3000억원을 들여 대학 등록금을 30% 이상 낮추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가 한나라당과 구체안에는 합의하지 않았다며 지원 규모와 방식에 난색을 보이고 있어 여당과 정부 간에 마찰이 예상된다.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와 이주영 정책위의장, 임해규 한나라당 등록금대책TF 팀장은 2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대학 등록금 부담 완화 방안을 제시했다.

한나라당이 마련한 방안에 따르면 정부가 △2012년 1조5000억원 △2013년 2조3000억원 △2014년 3조원 등 총 6조8000억원을 대학에 직접재원을 지원해 등록금을 낮춘다는 계획이다.

2012년 투입되는 1조5000억원 중 1조3000억원은 등록금의 실제적인 부담완화를 위해 학생들에게 지원되고, 나머지 2000억원은 차상위계층 장학금 지원 및 든든학자금 개선 등의 국가 장학제도 확충을 위해 사용된다.

이와 함께 대학이 쌓은 적립금 중 일부를 장학기금으로 유도해 연간 5000억원, 3년간 총 1조5000억원 수준의 교내 장학금을 추가로 마련키로 했다.

한나라당은 재정 및 장학 지원을 통해 대학 등록금을 오는 2012년 15% 이상, 2013년 24% 이상, 2014년엔 30% 이상 낮춘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이 같은 지원안에 대해 재정부는 '구체적인 합의 사항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방문규 재정부 대변인은 "재정지원 규모와 지원 방식 등은 짚어볼 점이 많아서 후속 조치가 필요한 사항"이라며 "세부적인 시행계획을 수립하려면 갈 길이 아직 멀고 재원조달 방안 등도 더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이번 방안은 우리 당과 정부 사이에 협의를 해온 결과”라면서도 “당정이 큰 틀에서 합의는 했지만 최종적인 합의는 아니다. 앞으로 당정이 추가적인 협의를 더 거쳐 일치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대학들의 자구노력을 끌어내기 위해 △적립금·기부금 등을 이용한 교내장학금 확충계획의 사전공개 △자체인하율 제시 선택권 부여 △자체 인하율 사전 제시 대학에 대한 인센티브 보장 등의 당근책도 강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