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경제 김나현 기자) 무대 위에 비가 쏟아진다. 여기에 사용되는 물만 2000ℓ. 천장에서 쏟아지는 비로 무대는 온통 물바다가 된다. 11명의 배우들은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물 속에서 물장구를 치고, 공놀이, 줄넘기를 하며 몸을 던져 신나게 미끄럼을 탄다. 흥겹고도 아름다운 피날레는 관객들로 하여금 비를 맞으며 뛰어놀던 어린시절의 추억을 회상하게 한다.
캐나다를 대표하는 서커스 단체인 서크 엘루아즈의 ‘레인’은 빛과 조명, 퍼포먼스와 아크로바틱, 음악과 시나리오가 더해져 한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하다.
서커스 ‘레인’은 서커스 리허설을 하고 있는 한 극장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소재로, 현실과 비현실이 뒤섞인 가운데 젊은 남녀의 사랑과 이별 이야기가 펼쳐진다. 일렉트릭 사운드와 보사노바풍의 음악을 배경으로 한다.
이 작품은 2005년 브로드웨이에서 선보인 첫 해 뉴욕타임즈의 격찬을 받으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초연 이후 지금까지 미주 전역,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31개국, 395 도시를 돌며 4000회 이상의 공연을 성공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연출을 맡은 다니엘 핀지 파스카는 “어린 시절 뚝뚝 떨어지는 빗속에서 몸은 흠뻑 젖었지만 자유로웠던 기분을 누구나 한번쯤 경험했을 것이다. ‘레인’은 저녁 노을을 바라볼 때의 느낌처럼 달콤하고 슬프면서도 따뜻한 무대이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다니엘 핀지 파스카는 태양의 서커스 ‘코르테오’와 토리노 동계올림픽 폐막식 총연출을 맡아 유명한 서커스 전문가다.
2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도미니크 메르시에 무대감독은 “여러가지 이미지와 감성요소가 나열됐다”며 “관객들은 이를 보고 자신만의 이미지를 구축, 재구성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비가 내리는 건 단지 비 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놀라움’과 ‘신호’를 선사하는 것”이라며 “여러가지 감정까지도 담아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서커스 ‘레인’은 24일부터 7월 10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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