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내는 나노자석으로 암치료 한 번에 ‘OK’

  • 천진우·박국인·김진규 교수팀, 이중구조 나노자석 개발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외과적 수술이나 약물 사용 없이 암세포를 제거할 수 있는 열 방출 나노자석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나노자석은 암치료에 쓰이는 기존 온열치료법 보다 많은 열을 방출해 적은 양을 사용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암을 치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세대학교 화학과 천진우(사진)·의학과 박국인 교수·한국 기초과학지원연구원 김진규 박사팀은 외부 자기장을 가해 고열을 발생 시켜 암세포를 죽이는 이중 구조 나노자석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영국의 학술지 ‘네이처’ 자매지로 나노기술 분야에서 가장 권위있는 학술지로 꼽히는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 6월 26일(현지시간)자 인터넷 판에 게재됐다.

◆ 한 번 치료로 암세포 사멸
나노자석 내부에는 자성 스핀(회전)이 존재한다. 교류 자기장으로 인해 자성 스핀의 방향은 주기적으로 바뀌는데 이 때 발생하는 에너지 차이만큼의 열이 계속 발생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자석은 약 15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크기로 구형 모양을 하고 있다. 이 나노자석은 중심과 껍질이 서로 다른 조성으로 이루어진 이중 구조다. 이처럼 쌍을 이룬 나노자석은 높은 열을 발생시킨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특히 이 나노자석은 교환 쌍(exchange couple)을 이뤄 최대의 열을 방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기존의 자성을 지닌 나노입자 보다 발열 효과가 최대 30배 가량 향상됐다.

일반적으로 암세포는 열에 민감해 42도 이상의 온도에서 사멸이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효과적인 온열치료를 위해서는 충분한 열을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나노 물질을 개발하는 것이 시급한 문제였다.

연구팀은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을 통해 이중 구조 나노자석의 암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동물실험 결과 단 한 번의 치료로 암세포가 완전히 제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 항암제 보다 치료 효과 높아
나노자석의 암치료 효과는 항암 약물 ‘독소루비신’에 비해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실험 결과 독소루비신을 나노자석과 같은 양을 주사했을 때 초기에는 암성장이 억제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살아남은 암세포가 다시 성장하는 것이 관찰됐다고 연구팀은 주장했다.

독소루비신은 폐암, 위암, 대장암, 간암, 유방암 등에 많이 사용되는 약물로 탈모와 백혈구 감소증, 빈혈, 심장기능 상실 등의 부작용이 있다.

연구팀은 나노자석 주입 후 교류 자기장을 이용하기 때문에 외과적 수술이 필요 없어 환자의 고통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천진우 교수는 “이중 구조 나노자석을 통해 보다 효과적인 암치료가 가능해졌으며 모든 암에 적용할 수 있어 향후 암치료에 새로운 진전을 가져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이어 “세포 실험을 통한 생체 안정성도 확보해 추후 임상에서 다양한 응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창의적 연구진흥사업과 보건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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