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증시 반등 멀지 않았다


유재성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상무

주가가 요동을 치고 있다. 시장이 흔들리면서 투자심리도 크게 악화되는 상황이다. 최근 펀드매니저를 만나면 80% 이상이 비관론자로 변했다. 시장이 흔들리면서 뚜렷한 매수 주체도 안보인다. 국내 기관은 펀드로 신규자금이 유입되고 있지만, 주식을 안 사고 펀드 내 현금비중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랩어카운트가 현금 비중을 50%까지 올렸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외국인 투자가도 마찬가지다. 2010년 20조원 가까이 순매수를 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2조6000억원 순매도하는 모습이다. 5월 이후에는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3조7000억원까지 늘어났다.

불과 2개월 전만 하더라도 낙관론이 지배하던 주식시장에 무엇이 변했을까. 그 해답은 국내 요인보다는 해외 요인에서 찾을 수 있다. 가장 먼저 우려를 낳은 것은 그리스 재정위기이다. 그리스 문제가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계속 악화되면서, 유럽쪽 금융기관들이 위험자산에서 돈을 회수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외국인 순매도의 3분의 2는 유럽계 자금이라고 판단된다. 또 그리스와 유럽 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고용과 주택시장 지표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고 최근에는 제조업에 대하 심리지표들이 악화되면서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꺾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비관론이 다시 부각이 되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성장축으로 여겨졌던 중국도 긴축으로 인한 경기 침체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럽이 그리스 문제로 힘들고, 미국과 중국이 힘들다면 글로벌 성장 동력은 식을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과연 주식시장이 계속 불안하기만 한 것인가. 모든 것이 다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채권시장을 보면 알 수 있다. 외국인 투자가들은 국내 채권시장에서 20조원 가까이 매수를 하고 있다. 이중에 상당부분이 장기채다. 또 주목할 것은 외국인이 환헤지를 하지 않고 매수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한국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증거이다. 한국을 좋게 보는 이유는 재정이 건전하기 때문이다. 유럽이나 미국 같은 선진국과 달리, 재정이 건전하기 때문에 그만큼 위기에 덜 민감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주식시장도 뒤집어 보면 같은 해석이 가능하다. 코스피가 1년 동안 2배 넘게 오른 후에, 최근 대형 해외발 악재에도 불구 조정폭이 10% 내에 그친 것은 그만큼 시장 악재에 잘 버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글로벌 경제도 최악을 벗어나는 모습이 조만간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에 나타난 3대 악재가 소멸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빠르면 7월, 늦어도 8월이면 변곡점이 나타나리라 예상된다.

가장 먼저 지켜보아야 할 것은 그리스다. 현재 중요한 변수는 28일 긴축재정안이 그리스 의회를 통과하는 것이다. 22일 신임 내각이 의회투표를 통과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긴축재정안도 가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리스가 성의 있는 긴축 노력을 한다면, 7월 11일부터 이틀 동안 열리는 유로 재무장관회의에서 그리스 추가 지원 방안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경우, 금융기관의 행태 변화가 예상된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진정되고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심리 개선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미국 경기지표를 들 수 있다. 최근 지표악화가 일시적 악화(소프트패치)인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일본 지진에 대한 여파로 자동차나 전기전자 부분의 부품조달이 힘들어 지면서, 미국 기업 가동율이 낮아졌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판단된다. 일본 충격이 가장 많이 영향을 미친 것이 5월이고, 6월 부터는 그 영향도가 줄어들기 시작할 전망이다. 빠르면 7월 지표부터 개선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다.

세번째는 중국이다. 물가는 6월이나 7월에는 피크를 지나갈 것으로 예상되고, 이에 따라 중국의 긴축도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3분기 이후에는 정책 포커스가 내수부양으로 바뀔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 경우 은행을 통해서 중소기업대출을 확대할 수 있고 주택관련 규제도 완화될 여지가 있다. 중국 정부가 수요를 살리는 쪽으로 정책을 펴기 시작한다면, 중국관련 기업이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제는 조정보다는 반등을 보고 투자해야 하는 시기라고 판단된다. 최근 조정기에는 유틸리티, 게임, 통신과 같은 방어주들이 선방을 했지만, 이제는 경기민감주에 베팅을 할 시기라고 판단된다. 미국 회복이 가시화될 경우 수혜가 큰 자동차 섹터는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또 정부 정책도 체감경기를 살리는 쪽으로 무게이동이 있으리라 생각되는데, 이 경우 건설주와 은행주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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