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과일값 고공행진…추석이 더 걱정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이제 5000원 주고도 과일 사먹기 힘들어요. 당장 휴가철도 문제고, 2개월여 후면 추석도 다가올텐데 제수용 과일도 걱정이에요. (서울 마포구 공덕동 주부 이모씨)”

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되면서 과일값이 ‘고공행진’을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올해 추석(9월 12일)이 8년만에 가장 빨리 찾아오면서, 특히 사과나 배 등 제수용 과일의 가격이 급등할 전망이다.

27일 기획재정부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장마가 계속되는 7월과 여름 휴가철인 8월까지 수박 등 여름 제철과일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신선과실은 전년 동월대비 10.0% 상승했다. 1~5월 평균으로는 같은 기간에 비해 26.5%나 급상승했다.

재정부는 추석이 있는 오는 9월까지 과일값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재정부 물가정책과 관계자는 "통상 수요가 증가하는 여름 휴가철과 추석에는 과일 값이 뛰는 경향이 있다"며 "특히 올 봄에는 곤충들의 화분(花粉) 매개가 줄어들면서 과일 출하량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우기에는 광합성 활동이 줄고 뿌리에 제대로 영양흡수가 안돼 당도가 크게 떨어지는 등 과일의 품질도 전반적으로 저하된다. 그만큼 소비자들은 가격은 비싸고 맛없는 과일을 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통업계도 출하량 부족으로 사과와 배 등 과일 가격이 최소 10~20% 이상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올해 추석이 예년보다 10~20일이나 빨라지면서, 유통업계는 명절 선물용 과일을 확보하느라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추석 선물로 인기가 높은 사과나 배의 수확시기는 통상 9월 중순 이후다. 하지만 올해는 수확시기보다 추석이 앞서고 지난해 겨울 한파와 올 봄 이상기온이 겹치면서 과일물가가 불안한 상황이다.

특히 배는 하우스 재배가 많기 때문에 물량 확보가 상대적으로 용이한 편이지만, 대부분 노지(露地) 재배인 사과는 물량 확보가 쉽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는 벌써부터 바이어를 통해 산지 착화상태를 살펴보고 판매시기에 맞춰 출하가 가능한지 등을 점검하고 있다.

한 대형마트 바이어는 "물량을 넉넉히 확보하기 위해 최대한 많은 산지를 방문하고 있고, 출하 전까지 일조량·강수량 등 과일생육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많기 때문에 같은 산지도 5∼6차례씩 찾아가 발육상태를 점검하고 있다"며 "특히 벌 등의 화분매개가 줄어들면 기형과일이 열리거나 농산물 수확량이 급격하게 줄어 과수·채소·화훼 농업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농가들이 과수 출하시기를 앞당기도록 독려하는 등 과일값을 안정시키기 위한 대책을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오는 28일 물가안정대책회의를 개최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한다.

재정부 물가정책과 관계자는 "과수 출하량을 대폭 늘릴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농가들이 출하시기를 앞당기도록 독려하는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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