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펀드 등 몇몇 사모펀드(PEF)가 입찰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유력 금융지주사들이 잇따라 인수 불참을 밝히고 있어서다. 유효경쟁을 자신한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자신감에도 불구하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금융 입찰 마감을 하루 앞둔 28일 금융당국은 유효경쟁이 실제로 이뤄질지 '노심초사' 속을 태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참여가 무산될 경우 이미 산은지주로 실추된 김 위원장의 리더십의 낙폭이 커질 뿐만 아니라, 현 정부로서도 우리금융 매각불발의 책임이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의 유효경쟁 여부를 바라보는 공자위 위원들의 시각은 부정적이다.
한 위원은 “어떻게 되는지 내가 더 알고 싶다”면서 “외국계 자본의 참여여부를 떠나 시행령 개정불발로 우리금융 지분의 95%를 맡아야 하는 상황에서 과연 유효경쟁이 될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위원은 “현재까지 (유효입찰 여부는) 전혀 알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히며 “모든 체널은 사무국장, 위원장에 단일화되 있기 때문에 우리금융 입찰참여 여부는 베일에 싸여 있다”고 말했다.
대다수의 공자위 위원들이 우리금융 유효입찰 여부에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하면서 불투명한 전망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방증하듯 LOI 제출 마감을 하루 앞둔 이날 유력 금융지주사들은 '입찰불가’입장을 잇따라 시사했다.
유력 입찰자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하나금융 관계자는 “아직까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상식선에서도 불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김승유 회장은 이날 서울 구로 자율시장에서 열린 시장경영진흥원과 미소금융중앙재단 업무협약식을 통해 “우리금융 인수전에 들어가면 (론스타와 계약이) 자동으로 파기되는 데 우리금융 인수에 나설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KB금융 측의 입장은 보다 더 직설적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우리금융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은 불변”이라고 답변했다.
신한금융의 입장은 다소 우회적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비은행권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은 변함없고 따라서 우리금융 입찰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우리금융 매각방침이 자회사 분할로 변경된다면 비은행권의 경우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권에서는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이 공동대표로 있는 보고펀드와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 등이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단 유효경쟁은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매각 당사자인 우리금융 관계자도 “ LOI를 제출하는 것에 실제 비용이 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보험적인 성격에서 금융지주사들도 일단 발을 들여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실제로 유효경쟁이 실현된다하더라도 다른 금융지주사가 우리금융을 인수시 지분을 95% 이상 인수해야 한다는 현행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이 개정되지 않는 한 실질적인 성과는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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