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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천의 재계 엿보기> '삼3회'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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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6-29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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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임재천 기자) 우연한 기회에 '삼3회'라는 모임에 대해 들은 적이 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자리에서 범삼성가 출신 회장의 입을 통해 들은 것이니 모임의 존재를 의심할 필요는 없다.

'삼3회'는 말 그대로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 3세들의 모임이다. 모임을 구성함에 있어 친가와 외가를 별도로 따지지는 않는다. 때문에 이병철 회장의 장녀 기업인 한솔그룹부터 장남 기업인 CJ그룹, 지금은 패망한 새한그룹, 정통성을 이어받은 삼성그룹, 막내딸이 이끌고 있는 신세계그룹 3세까지 모두 속해 있다.

삼3회는 말 그대로 가족 모임이다. 정기적이지는 않지만 가끔 사촌들이 모일 때면 비교적 자유로운 대화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비즈니스와 관련한 대화는 가급적 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들끼리 모여 우애를 다지자는 취지인 셈이다.

하지만 최근 삼3회의 본래 의도와 어긋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비즈니스를 앞세워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병철 창업주의 자녀들, 즉 2세대들은 그룹분할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창업주의 장남인 이맹희씨가 그룹 경영권을 이어받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때문에 이러한 2세대들의 불편함 때문에 3세들도 그럴 것이라는 관측이 난무했었다.

실제로 재계 일각에서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당시 범삼성가에서 보이지 않는 압력을 작용했다는 후문이 아직도 들린다. 물론 이번 대한통운 인수와 관련해 확대 해석된 부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양측이 불편한 관계에 있다는 것은 이번 '신경전'을 통해 확인된 셈이다.

이병철 회장의 외손자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최근 사촌동생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의 심기를 건드렸다. 아무도 몰래 삼성전자 주식을 2000억원 넘게 야금야금 사들였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 측은 아무 의미 없는 단순투자라고 설명했지만 이재용 사장이 받아들이는 강도는 남다를 것이다. 정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0.199%)은 이재용 사장이 보유한 주식(0.57%)의 3분의 1이나 되기 때문이다.

최근 연거푸 불거지고 있는 범삼성가의 '불화 조짐'은 그동안 억제됐던 것들이 폭발하고 있다는 징조다. 일부 언론에서는 '본인들의 능력을 보여야 하는 3세들이 과도하게 경쟁하면서 발생한 일'로 보도했지만 분명한 것은 가족 간의 끈끈한 유대가 세대를 거듭하면서 많이 희석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병철 창업주의 3세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던 '삼3회'가 몇몇 인물로 한정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4세들 모임인 '삼4회'는 더 이상 존재할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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