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정책 현안을 논의한 6월 국회에선 한나라당에 시종일관 끌려다녔고, 야4당 통합 문제 등 정국 현안을 두고는 해결 의지조차 내비치지 않아 당내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어서다.
지난 1일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손 대표와 정동영 최고위원이 대북정책 기조를 두고 첨예한 신경전을 벌였다.
손 대표가 지난달 28일 간 나오토 일본 총리와 가진 면담에서 ‘원칙있는 포용정책’을 설파한 데 대해 정 최고위원이 ‘햇볕정책’에 오해를 줄 수 있다고 수정을 요구했다. 손 대표는 이에 대해 ‘종북진보’라는 강도 높은 표현으로 대응했고, 정 최고위원은 발언을 취소하라며 낯 뜨거운 비난전을 펼쳤다.
이날 손 대표에 대한 정 최고위원의 비판을 두고 당내에서는 지도부를 향해 응축된 불만이 표출되기 시작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손 대표가 대표 취임 후 당 방향성과는 반대되는 모습을 수차례 보였고, 지난달 27일 영수회담에서 청와대에 주도권을 뺏기고도 일본으로 회담을 떠나는 등 책임감 없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 출국 중에는 마치 대권 행보를 염두한 듯한 일정을 소화했으며, 민주당 의원 쿠릴열도 방문 발언 등 부적절한 행동을 벌인 것도 문제가 됐다.
김 원내대표의 경우는 △KBS 수신료 인상안 입장 번복 △검찰개혁 실패 △반값 등록금 및 추경편성 좌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재재협상 실패 등 주요 현안에서 실점을 반복했고 노선에 혼선을 빚었다는 불만이 크다.
민주당내 호남 출신 의원은 “손 대표와 김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수도권 중심 체제는 그동안 지도부의 권한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불만없이 따라왔지만, 최근에는 민주당의 기본 방침과 어긋나는 경우가 많다”며 “이에 대해 다들 말을 조심하는 등 특별히 문제삼는 경우는 없지만 비판 여론은 팽배하다”고 지적했다.
당내 구주류로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신주류의 행보에 불만을 갖는 것은 당연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최근 당 지도부의 태도에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공통적이다.
손 대표는 야4당 통합이나 공천개혁안 등 당 현안을 챙기기보다는 대외활동에 주력하며 대권주자로서의 명성을 쌓고 있고, 김 원내대표는 주요 정책 조율에 실패하는 등 ‘퍼주기’에 급급하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정국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 채 즐기면서 일을 하는 것 같다. 대북노선 등 민주당이 목숨처럼 여기는 정책과는 반대로 가고 있다”며 “최근 손 대표의 대북 관련 발언 등은 사전 논의나 협의가 전혀 없던 것으로 당령과 배치되는 것을 공식화한 셈이 됐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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