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이 다수인 미 하원은 각종 결의안이 전체 법안의 36%나 차지, 의회 본연의 일을 방해한다며 이처럼 결정했다.
의원들이 문제 삼은 결의안은 인물이나 사건 등을 존중, 기념하거나 더 나아가 경의를 표하는 것들이다. 일례로 2005년 하원이 한인 이민 100주년을 맞아 매년 1월13일을 '미주 한인의 날'로 삼은 것도 포함됐다. 하원은 이밖에도 전국 HIV 테스트의 날, 암 등 각종 질병의 위험을 상기하는 날, 전문직 사회복지사의 달 등을 제정하기 위해 각종 결의안을 만들어 왔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 중에는 공자 탄생을 기념하는 날도 있고, 원주율(Pi)을 기념하는 날도 하원에서 결의안을 만들어 축하했다. 대부분의 이들 결의안은 어느 한 의원이 상정하면 거의 만장일치로 수초 만에 통과되기 일쑤였다. 정치적인 의미가 없어 반대할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어떤 결의안은 의원 혼자 남아 결의안을 상정하기도 한다.
결의안 통과는 지난 수십년간 계속 늘어왔다. 지난 1960년대에만 해도 전체 법안의 10% 이내였지만 2010년 40%에 육박할 정도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결의안을 통해 15개 대학 스포츠 팀을 격려했고, 또 각 달을 14번이나 '무슨 무슨 달'로 지정했다. 예로 9월은 '어린이 관심의 달'이다. 2010년만 해도 총 260개의 결의안이 통과됐다.
에릭 캔터 하원 대표(공화 버지니아)는 "제퍼슨과 매디슨이 이런 일들을 하라고 의회를 만든 것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반대도 만만치 않다. "그러면 의회가 뭐하는 곳이냐. 지역 사회와 국가와 호흡을 같이 하는 곳이면 중요한 인물, 사건, 시간 등을 기념하고 축하해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대로 민주당이 과반수를 점한 상원에서는 최근에도 이같은 결의안을 통과시켜 왔다. 지난 목요일에는 7월23일을 '아메리칸 카우보이의 날'로 정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민주당에서도 결의안 통과를 고운 시선으로만 보는 것은 아니다. 결의안이 많아지다보니 의정활동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당분간 하원과 상원이 결의안을 놓고 각기 다른 행보를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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