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간 계속돼 온 국제 곡물 및 원당 가격 상승을 고려하더라도 30%에 육박하는 일부 업체의 인상폭에 대해서는 소비자는 물론 시장에서조차 의문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 등 당국이 업계의 가격인상 원인 등을 집중조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은 쉽게 사그러지지 않을 분위기다..
더욱이 제빵가격 인상을 주도하고 있는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의 시장지배력을 감안했을 때, 이들 업체의 가격 인상이 업계 전반에 미치는 충격파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뚜레쥬르는 지난달 15일 빵 28종의 가격을 평균 8% 인상한 데 이어, 보름만인 지난 1일 케이크 26개 품목과 과자·쿠키 등 총 49개 품목에 대한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까망베르치즈피스케이크가 1만3500원에서 1만7500원으로 29.6%나 상승했고, 티라미슈피스케이크는 1만 3500원에서 1만 6000원으로 18.5% 인상되는 등 케이크류의 인상폭이 컸다.
올 들어서만 4번째로 가격을 인상한 뚜레쥬르는 고객에게 가격 인상에 대한 명시를 제대로 하지 않아 빈축을 샀다. 더욱이 매장마진율 확보를 위해 소비자 판매가를 먼저 올린 후 매장공급가를 뒤늦게 올리는 등의 변칙적인 방법도 동원했다.
파리바게뜨 역시 지난달 24일 60개 품목의 가격을 9% 넘게 인상했다. 찹쌀도넛은 800원에서 900원으로 12.5% 오르고, 고구마파이는 1200원에서 1300원으로 8.3% 올랐다. 우유식빵은 1900원에서 2000원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사실 두 업체는 연초에도 빵값을 놓고 소비자들과 줄다리기를 벌인 바 있다. 올 초 국내 밀가루 가격이 하락하면서 빵값을 내려야 한다는 여론이 일자 양사는 나란히 일부 품목에 대한 가격 인하를 실시했다.
당시 가격 인하를 실시한 제품은 식빵 등 10여 개 품목 남짓으로 인하폭은 4~10%에 그쳤다. 반면 최근 실시한 가격인상 품목은 50~60개, 인상폭은 두 자릿수를 훨씬 상회한다.
특히 이번 가격인상은 ‘일부 품목’에 한정됐다는 업계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일부 품목으로 분리된 제품 대부분이 식빵이나 도넛류, 케이크 등 소비자들의 수요가 가장 많은 이른바 ‘잘 나가는’ 제품이라는 점도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부 인기품목의 경우 가격 인상에서 제외됐을 뿐 아니라 평균 인상률은 8%대에 그친다는 것이 업체 측의 설명이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인상률은 단순히 100원~200원 선에서 그치지 않고 있다.
타 업종에 비해 유독 높은 인상폭도 문제다.
국제 원자재 가격과 높은 상관성을 갖는 제과, 제당 업계 또한 올해 관련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 바 있지만, 인상폭은 대부분 한 자릿수에 그쳐 두 자릿수를 훨씬 상회하는 제과업계와는 대조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변동에 대한 변수가 많은 상황은 이해하지만, 업계 1,2위 업체가 소비자들과의 소통이 동반되지 않은 가격인상을 단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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