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쪼개야 산다"

  • M&A 중 사업분할 비중 크게 늘어<br/>대기업 디스카운트 다시 확대<br/>"선택과 집중이 기업가치 높여"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 자산 매각 및 분사 바람이 불고 있다. 거대한 몸집에 비해 맥을 못추는 주가를 끌어올리려면 집중과 선택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글로벌 M&A(막대/왼쪽 10억 달러) 중 사업분할 비중(오른쪽 %/출처:FT) *상반기 기준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 글로벌 기업들이 역량 집중을 통한 전문성 강화에 나서면서 기업 인수합병(M&A)에서 자산 매각과 분사 등 사업 분할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었다고 보도했다.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이뤄진 글로벌 M&A 가운데 자산 매각 및 분사 등 사업분할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경우 사업분할 활동이 1년 전에 비해 40% 급증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미국에서는 포춘브랜드, 사라리, ITT 등의 업체가 사업분할에 나섰다. 최근 들어서는 에너지기업들의 움직임이 활발했다. 마라톤오일은 지난주 탐사 부문과 생산 및 정제 부문으로 회사를 분리했고, 엘파소는 지난 5월 비슷한 방식으로 회사를 나누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윌리엄스도 같은 계획을 공개했다.

케이블비전도 지난주 케이블네트워크 사업 부문인 AMC를 분사시켰다.

마크 맥마스터 라자드 미국 투자은행 부문 부회장은 "최근 기업들은 한 분야에 집중해 전문화하고 있는 추세"라며 "사업분할 활동은 보통 사업 포트톨리오가 지속적으로 과소평가될 때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마크 샤퍼 씨티그룹 M&A 부문 글로벌 헤드는 "이들 기업의 장부나 자금 조달 능력을 감안하면, 최근 기업 분할 움직임은 재정적인 문제 때문이 아니다"며 "이는 효율성과 기업 가치를 배가 시키기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씨티그룹은 특히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올해 다시 '대기업 디스카운트(Conglomerate Discount)'가 확대되기 시작했다는 데 주목했다. 대기업 디스카운트는 다수의 계열사를 거느린 대기업의 기업 가치가 각 계열사의 가치 총합을 밑도는 것을 의미한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서유럽 및 북미 대기업들의 기업가치 대비 주가배수(valuation multiples)는 보다 집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가진 기업들에 비해 10% 낮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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