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감사원에서 내놓은 국민연금 감사보고서를 보면 이 공단 기금운용본부 소속 간부를 지낸 A팀장은 2008년 12월부터 이듬해 1분기까지 거래 증권사 선정 평가를 하면서 대학동문이 영업담당자로 근무하는 B증권사와 C증권중개사 평가등급을 올리기 위해 점수를 조작했다.
국민연금은 주식매매 수수료로 연간 470억원에 달하는 수수료를 증권사에 내고 있다. 평가등급에 따라 주식매매 주문량이 결정된다.
A팀장은 B사와 C사 정성평가 점수를 각각 7.97점에서 10점, 8.11점에서 10점으로 높이는 식으로 평가등급을 C등급에서 B등급으로 올렸다.
반면 경쟁사 정성평가 점수를 10점에서 7.25점, 9.19점에서 3.25점으로 내려 B등급에서 C등급으로 내렸다.
B사와 C사는 각각 1020억원·959억원어치 물량을 배정받아 2억5500만원·2억4000만원을 수수료 수입으로 올렸다.
등급이 떨어진 경쟁사는 수수료 수익 2억5100만원에 상당하는 손해를 봤다.
A팀장은 2010년 6월에도 공단 퇴직자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회사와 관계된 D사 등급을 S등급으로 올려 4000만원 상당 수수료를 추가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다른 퇴직자가 임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회사에 대해서는 A등급을 줬다.
A팀장은 조작을 은폐할 목적으로 다른 증권사 평가점수를 낮췄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청풍리조트 이용권을 증권사에 강매한 사실을 국회에 제보한 증권사는 평가에서 탈락시켰다.
공단은 조만간 내부 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국민연금은 2010년 말 기준 34개 증권사와 주식을 거래하고 있다. 채권을 거래하는 곳은 66개사다. 여기에 연간 189조1668억원이 배정됐다.
이번 감사원 보고서는 이애주 한나라당 의원·최영희 민주당 의원 요청으로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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