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 꿈 물거품”…獨 “재도전 하겠다”
뮌헨 시청 앞의 마리엔 광장을 가득 메운 채 대형 화면을 지켜보던 독일인들은 오후 5시(현지시각)를 조금 넘긴 시각 평창이 개최지로 발표되자 일제히 탄식을 쏟아냈다.
광장에서 함께 발표를 기다리던 페터 람자우어 연방 교통장관은 그러나 “이번 결과로 뮌헨이 더욱 큰 주목을 받았다”며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루트비히 슈팬레 바이에른주 문화장관은 바이에른 라디오 방송을 통해 “모든 것이 잘 준비되면 유치를 다시 신청할 것”이라면서 “다시 경쟁에 나서게 된다면 우리의 능력을 충분히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토마스 바흐 독일올림픽위원회 위원장 겸 IOC 부위원장은 “재도전 여부에 관한 결정은 추후 이뤄질 것”이라면서도 “스포츠 세계에서는 승패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면서 아시아에서 대회가 열리는 것은 새로운 시장에 도달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독일의 뉴스 전문 N-TV 방송은 “평창이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획득했다는 점에서 뮌헨은 패배를 시인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면서 “2018년 뮌헨의 꿈이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또 “평창이 10년간 집중적이고 지속적으로 홍보한 노력의 보상을 받았다”면서 “크리스티안 불프 대통령과 축구 황제 프란츠 베켄바우어까지 더반으로 날아왔으나 역부족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결정으로 1972년 하계 올림픽에 이어 동계 올림픽까지 유치함으로써 동·하계 올림픽을 모두 개최하는 세계 최초의 도시가 되려던 뮌헨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뮌헨은 이번에 경쟁을 벌인 3개 도시 중 가장 이른 2007년 12월 유치위원회를 구성했을 정도로 강한 의욕을 보였지만 유치 과정에서 설상 경기가 열리는 가미쉬-파르텐키르헨 지역의 토지 확보 문제와 일부 환경단체들의 반대 등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었다.
이에 대해 올림픽 조정 선수 출신인 롤란트 바르는 “동계올림픽이 아시아에서 열릴 시기가 됐다”면서 뮌헨의 최대 약점은 일부 주민들의 반대라고 분석했다.
◇“韓, 극적인 꿈 실현”…러 “집요함의 승리”
외신들은 평창이 두 차례의 실패를 딛고 유치를 확정 짓기까지의 과정과 한국민들의 기쁨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AFP는 “평창은 마침내 동계 올림픽을 개최하려는 그들의 꿈을 이뤘다”고 전했다. 이어 평창이 1차 투표에서 유효표의 절반을 훨씬 넘은 63표를 얻은 점을 거론하며 형식 면에서도 극적으로 꿈을 성취해냈다고 평가했다.
BBC는 평창이 캐나다의 밴쿠버, 러시아의 소치에 두 차례 연거푸 고배를 마신 뒤 개최권을 따낸 사실을 강조하며 한국민들이 느끼는 기쁨을 소개했다.
BBC는 “오늘은 우리나라, 국민 그리고 겨울 스포츠를 꿈꿔 온 수백만 젊은이들에게 가장 행복한 날”이라는 조양호 2018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위원장의 말을 함께 전했다.
로이터는 “평창은 10년간 기다리던 올림픽 개최 소식에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인 김연아 선수와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등을 지원세력으로 둔 한국이 일본에 이어 동계 올림픽을 개최하는 아시아의 두 번째 국가가 됐다고 보도했다.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국인 러시아는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자 환영과 축하의 뜻을 밝혔다.
현지 통신인 리아노보스티에 따르면 2014 소치 동계 올림픽 조직위원장인 드미트리 체르니쉔코는 이날 “2018 동계 올림픽 개최지 선정 경쟁에서 평창이 승리한 것은 적법한 일”이라며 “지난 4년 동안 평창은 더 강해졌으며 차기 올림픽의 멋진 수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탈리 무트코 러시아 체육ㆍ관광ㆍ청소년부 장관도 이날 투표 결과에 대해 “세 차례나 동계 올림픽 개최 경쟁에 나선 한국인들의 집요함이 감탄을 불러일으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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