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해병대 총기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곪을대로 곪았던 문제들이 총체적 기강 해이로 반영돼 터졌다.
해병대의 고질적 구타문제 외에도 병 관리체계 엉망과 자유로운 술 구입, 총기와 실탄 보관체계 허술 등이 이번 참사를 불러 왔다.
총기살해 사고자인 김 상병은 훈련소 인성검사 결과 성격장애, 정신분열증 등이 확인돼 전입 후 특별 관리대상으로 관리해 왔다.
7일 국회 국방위 긴급회의에서 김학송 한나라당 의원은 김관진 국방장관에게 "이런 사병을 방치해 뒀느냐"고 질책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이병 입대시 C급으로 관리하고 계급이 올라가면 B급으로 관리하는데, 사고자(김 상병)는 1월에 A급으로 관리했다"고 말했다.
술의 자유로운 구입도 문제였다.
지난 4일 강화군 해병 2사단에서 발생한 총기사건의 주범인 김모 상병은 범행 이틀 전 부대 인근 편의점에서 소주 2병을 산 뒤 이를 숨겨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전날 술을 구입하는 데 별다른 장애가 없는 부대 시스템도 대형사고 발생에 한몫을 했다.
국방부가 7일 국회 국방위 긴급회의에서 한 현안보고에 따르면 김 상병은 사건 당일인 4일 오전 7시께 식당에서 방송을 보던 중 권모 일병이 선임병들과 웃으며 대화하는 것을 보고 평소 자신만 소외되고 있다는 기분에 자살 충동을 느껴 7시 30분께 창고에서 소주 한 병을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
술을 마시고 평소 앙심을 품어온 권모 일병을 폭행하기 위해 제2생활관으로 갔지만 자고 있는 권 일병을 보고 그냥 밖으로 나왔다. 이는 음주가 사건 발생과 직결돼 있음을 보여준다.
총기와 실탄 관리체계의 허술한 점도 이번 사건을 불러 왔다.
사고자인 김 상병이 총기와 실탄을 훔치는 데 장애물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군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총기보관함과 간이탄약고는 잠금장치를 하지 않아 개방된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탄통 열쇠는 상황실에서 상하 열쇠 2개를 받아 근무자와 한 개씩 교차해 휴대하기로 돼 있는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
상근예비역들이 전투조끼 주머니에 넣어둔 채 퇴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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