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독이 든 성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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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7-08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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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STX 주가 급락…인수관련 여유자금 우려 커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8일 SK와 STX가 하이닉스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이들 기업은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소식이 나오자마자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2조원을 넘어서는 인수금액과 매년 4조원에 달하는 투자금액, 6조원 상당의 차입금 등을 부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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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같은 우려는 부풀려 진 측면도 적지 않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수조원의 투자비용이 든다는 일부 증권가의 분석은 사실과 차이가 있다"며 "하이닉스는 자체 수익으로 지난해와 올해 3조원 이상의 투자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하이닉스는 지난해 3조3800억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올해도 3조4000억원을 투입한다. 인수기업의 재무지원 없이도 상당한 수준의 투자비용을 자체조달할 수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3조2730억원에 달했다. 차입금 가운데 1조원 상당을 해소하고 3조3800억원의 투자를 단행하고도 건실한 수익성을 갖고 있다. 지난해 EBIT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도 6조1000억원이다. 자체적인 현금창출능력을 갖고 있다.

올해 D램 가격이 1달러 미만인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견조한 수익성을 갖췄다. 1분기 영업이익은 3230억원 영업이익률 역시 12%에 달한다. 2분기에는 4000억원을 상회하는 영업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불황 속에서도 수익을 내는 기업으로 변신에 성공한 것. 시황이 개선되는 하반기에는 수익성이 더욱 상승할 전망이다.

SK와 STX 역시 하이닉스 인수가 중장기 경영에 도움이 된다. SK는 최근 중국진출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하이닉스는 이미 중국 우시공장을 통해 성공적인 중국진출에 성공했다. 원자바오·우방궈·자칭린·시진핑 등 중 상무위원들 상당수가 우시법인을 직접 방문하는 등 중국 정부와의 친분도 강하다. SK의 중국진출에 하이닉스의 이같은 중국내 위상이 든든한 지원군이 된다.

또 통신·정유 등 그룹의 주력사업이 내수에 매몰됐다는 비판적인 시각을 해소할 수 있다. 하이닉스는 한국을 대표하는 수출기업 가운데 하나다.

STX는 조선·해양에 집중된 사업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수 있다. 그룹의 사업이 한군데 몰려 해당 사업이 불황에 빠지면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반도체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면 이같은 타격을 보완할 수 있다. 태양광 등 일부사업에서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다만 양사 모두 하이닉스 인수와 관련해 충분한 재무적 여유가 있는지가 관건이다. 무리한 자금조달이 오히려 인수기업과 하이닉스 모두에게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주가하락과 신주발행 등으로 하이닉스를 인수하는데 드는 비용부담이 줄었다"며 "단기적으로는 어려울 수 있지만 규모가 큰 하이닉스를 성공적으로 인수한다면 해당 기업의 미래가치는 상상 이상으로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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