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7월 기준금리 '동결'에 무게 실려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오는 14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이달 기준금리 향방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물가가 안정될 가능성이 커지고는 있는 것은 금리 동결에 무게를 싣는 요인이다. 그러나 최근 중국 인민은행과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를 올리면서 인플레이션 대책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한은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기 때문에 7월에는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고 10일 전망했다.

최근 물가 상승세가 한풀 꺾인데다 금통위가 지난달에 이어 기준금리를 연속 인상하기에는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소비자 물가의 선행지수 격인 생산자 물가지수는 지난달 1년만에 최대 하락폭을 찍으며 2개월 연속 내리막을 기록했다.

이는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하락, 출하량 증가에 따른 채소가격 하락 등에 영향을 받았다.

하반기에도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공급 측면의 요인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금통위가 이달은 한 번 쉬어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4%로 6개월째 4%를 넘어섰지만 이 역시 지난 3월(4.7%) 고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걷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여전히 유럽발 재정위기나 중국 및 미국의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상존해 있긴 하나 올 상반기의 물가 상승을 끌어올렸던 공급 측면의 요인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가계부채 규모가 1000조원에 육박하는 등 서민들의 이자부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점도 금리 인상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도 금통위가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 HSBC 등 해외 주요 IB들은 금융당국이 당분간 물가 안정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최근 원화 강세 현상과 연속 금리인상에 대한 부담 때문에 이달은 쉬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물가 상황만 고려하면 두 달 연속 올리는 것도 전혀 무리수는 아닌 상황이지만 전년 동월대비 상승세가 추세적으로 낮아지는 데다 대외 불확실성도 여전한 상황”이라며 “여기에 환율이 최근 많이 낮아진 점을 감안하면 통화정책은 좀더 관망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7일 '그린북(최근 경제동향)'을 통해 "물가안정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는 가운데 인플레 심리에 기인한 외식비 등 불안요인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힌 것도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린북은 한은이 재정부의 정책 스탠스를 따라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지난해부터 금통위의 금리 결정을 족집게처럼 맞춰왔다.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금리를 인상하면 가계로서는 외식비 등을 줄일 수밖에 없는데 이는 전체의 소비 위축을 가져와 경기를 둔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외식비를 언급한 것은 금리 정책보다도 미시적인 대응으로 가겠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이번에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연내 최소 1~2차례 정도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SC) 그룹은 한은이 8월에 마지막으로 금리를 인상한 뒤 연내 3.50%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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